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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Jan 10. 2024

애월이 인기 있는 이유는...

애월은 뜨겁다. 언제부터인가 이주민이나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을이 되었다. 

제주도 하면 연관 검색어로 애월을 얘기할 정도다. 지나다 보면 애월읍 지역이 아닌데 애월이라는 키워드를 넣고 상호를 걸어놓는 곳까지 생겨날 정도다.


과연 애월을 뜨겁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월에는 인기 연예인이 많이 산다.
그러니 방송에 많이 노출된다.


결정적인 계기로 2017년~ 2018년까지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효리네 민박"의 영향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배경이 된 곳은 애월읍 소길리다. 그래서 이효리를 소길댁이라고 소개된 적도 있다. 지금은 소길별하라는 작은 소품 가게로 운영되고 있는데, 건물은 2013년에 지어졌다.  


소길리는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진 중산간 마을이다. 500여 년이 된 작은 농촌 마을로 마을의 70% 정도가 임야로 감귤 농사가 주 소득원이다. 마을의 중심지인 리 사무소 근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임야지대로 사람 사는 민가는 별로 없다. 제주 4.3 때는 마을 전체가 전소되었다가 주민들의 노력으로 재건되었다.


효리네 민박은 마을의 중심지에서 조금 먼, 큰 길가에서도 깊숙이 들어간 제주어로는 오시록헌 곳에 있다. 제주 사람들은 도저히 집을 짓고 살 수 있는 곳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곳이다. 그런데 당시 최고의 연예인이 그런 곳에 집을 짓고 산다고 하니까 당연히 깜짝 놀랄 일이었다. 효리네 민박의 영향인지 그 후 지금까지도 소길리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7년 140세대 330명이었던 인구가 2021년 406세대 835명으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소길리 마을 속에는 농가를 개조한 이쁜 카페나 민박들이 많다. 효리네 민박이 있던 인근는 큰길에서 보이지 않지만 작은길을 따라 들어가면은 펜션, 타운하우스, 전원주택이 임야 군데군데 수두룩하게 들어서 있다. 넓은 임야지대를 갈고 닦아서 우뚝 세운 건물들을 지나노라면 여기가 어딘지 궁금해질 정도가 된다. 


이효리를 제주로 이끈 사람이라고 하는 "연예인 제주 이주의 시초이자 제주 바람 같은 보이스"의 가수 장필순도 이 근처에 산다.


                                            (구) 효리네 민박..(현) 소길별하 입구


애월리에는 관광명소인 한담해변이 있다. 산책길 남쪽은 깎은 듯한 바위와 절벽, 북쪽은 바닷속까지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넓고 투명한 바닷가다. 제주에 오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여기 카페거리에는 Monsant De Aewol (몽상드 애월)이라는 카페가 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으나 한동안 빅뱅의 지드래곤이 운영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곳이다. 그 때문에 관광객 특히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이 많았다. 애월의 유명세를 더하는데 크게 한몫했다고 한다.


광령3리에는 가수 이정이 운영하는 특활이라는 카페가 있다. 길을 지나다 보면 빨간색의 컨테이너가 확 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는 동네 마을창고를 개조한 카페가 있다. 독특한 실내인테리어가 유명하다. 거주는 인근인 상가리에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가리에 있는 안끄레힐 전원주택에는 여럿의 연예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애월읍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타운하우스들이 많다.


요새 방송을 보다 보면 어느새 촬영지가 제주도다. 예전 방송에 제주가 나오면 우리 집이 나오는 것 같이 신기하기도 했고, 그 장소는 우리가 몇 번 집중하면 " 아, 저거 어디네.." 하고 금방 알 수가 있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 봐도 봐도 모르고, 다음날 인터넷을 통해서나 확인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애월이 뜨니까 유명연예인들이 모여드는 건지, 유명 연예인들이 모여드니까 애월이 뜨는 건지는 모르겠다. 단 애월이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것은 사실이고 애월의 유명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이  애월읍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것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공항에서 가까운 곳이다.
하귀는 승용차로 20분여 정도면 갈 수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있어서 공항 접근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갈 수 있는 곳, 공항을 가다가 들를 수 있는 곳을 의외로 많이 찾는다.


제주는 어디에 있던지 공항까지는 1시간 내외다.


이주민들도 제주에서 집을 구할 때 공항과의 거리를 먼저 본다. 육지를 오가는 일이 많아서, 갑자기 급할 경우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애월은 점수를 더 받는다. 제주공항이 제주시내 구도심에서 서쪽 애월방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을 빠져나오면 시내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애월로 달릴 수 있다. 하귀까지는 교통상황만 좋으면 15분~20분이면 족하다. 그런 환경을 원한다면 같은 애월읍인 광령리나 고성리 마을도 비슷하다.   


제주시내와 인접하다 보니
시내권 생활을 다 누릴 수 있다.

애월읍은 제주의 농촌 중 가장 큰 곳이다. 읍 산하에는 26개의 마을(리)이 있다. 각 마을은 조금씩 성격을 달리하나 크게는 읍 소재지인 애월리 중심의 서부권(애월·고내·금성·곽지·봉성·어음·납읍·상가·하가·용흥·소길)과 제주시에 연접한 지역으로 시내버스가 다니는 하귀리 중심의 동부권(하귀 1·2리, 상귀·수산·장전·유수암리, 광령 1·2·3리, 고성리, 신엄리, 중엄리, 구엄리)이다. 서부권은 애월읍 본래의 모습과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비교적 많이 유지하고 있지만, 동부권은 제주시내와 인접한 지역으로 일찍부터 제주시권에 편입되어 개발되고 생활하다 보니 준 도시적인 모습을 보인다. 인구나 마을 규모를 비교하더라도 동부권인 하귀리 지역이 더 크다.


부권에서 가장 인구가 집중되고 있는 하귀1리는 구 제주시와 애월읍이 만나는 지역이다. 하귀1리에는 일주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라산 방향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이 되면서 조성된 이주민들이 대부분인 도시형 마을이 있다. LH의 대규모 공동주택과 초등학교, 하나로 마트와 다양한 상권들이 형성돼 있다. 일주도로 아래에는 어촌계를 가진 어촌 마을로 바다가 보이고, 토박이들이 많이 산다. 돌담과 바다, 오래된 농가들이 대부분인 이곳에도 농가를 개조한 카페와 민박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다. 주인장들은 대부분 이주민이라고 한다.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지고, 바다와 오름이 지척에 있다. 게다가 적절하게 조성된 상권은 낯선 이들의 생활하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


광령리와 고성리도 있다.


제주 최대의 상권인 신제주와 인접한 지역으로 잘 정비된 도로를 타고 이주 열풍 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광령리와 고성리 마을도 비슷하다. 원래 유서 깊은 마을이고 제주 토박이들이 많은 마을이다. 몇 해 전부터 평화로에서 마을로 향하는 새로운 도로들이 생겨났다. 제주시내와 인접해 있기도 해서 공항이나 제주시내와의 접근성도 좋다. 이주민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변화한 마을 중의 하나이다. 마을의 중심지로부터는 조금 떨어진 곳, 조용하고 위치가 좋은 곳을 찾아 멋들어지고 호화스러운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 세컨드하우스들이 들어서고 있다. 제주스러움을 넘나드는 곳도 많다. 최근 환경과 스카이라인 파괴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개발과 건축에 대한 제한의 여론이 거센 지역 중의 하나다.   


애월은 동서남북으로 도로가 아주 잘 돼 있어서
교통이 편하다.


애월은 남북으로 바다와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애월읍의 끝과 끝까지 횡단할 수 있는 도로가 잘 돼 있다. 먼저 바닷가를 끼고 달릴 수 있는 잘 정리된 해안도로다. 애월 해안도로는 유명하다. 도로변에는 카페, 식당, 횟집 등 요식업과 호텔과 민박, 펜션의 숙박업소가 하귀부터 금성까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가다가 멈춰서 먹고, 쉬고, 자면 된다. 해안 도로변에는 해녀들의 삶의 흔적인 제주고유의 포구들도 있다. 특히 구엄포구 돌염전은 유명하다.


일주 도로변을 따라가다 보면 애월읍 지역의 원도심을 볼 수 있다. 아직도 일주 도로변은 70~80년대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일주도로변 애월리 구도심..옛모습 그대로 변한게 없다.


일주도로 위에는 중산간 마을을 관통하고 있는 중산간도로가 있다. 예전 중산간 지역 마을은 오지였다. 교통이 불편해서 거의 자급자족의 생활을 했다. 이효리가 살던 소길리도 그런 마을이다. 제주는 중산간도로의 개설로 마을이 개방되고, 인구 이동이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고르게 발달하고 있다. 중산간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아직도 덜 알려진 제주의 속살 같은 마을을 볼 수가 있다.


제주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도로 중 하나인 제주와 서귀포를 잇는 평화로도 애월읍을 관통하면서 달린다. 평화로를 달리다가 이정표를 보고 북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애월의 산간 마을이 나온다.


이렇듯 애월에는 동서남북으로 사통팔달 도로가 잘 돼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제주의 전형적인 농가와 농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애월에는 오래된 마을들이 많다. 마을의 중심지인 집단 주거지는 아직도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많다. 돌담과 고불고불 기다란 올레길, 밭담으로 경계를 만들어 놓은 조밀 조밀, 비틀비틀한 농토들이 마을 한가운데 있다. 어음리 공세미 밭담 길, 수산리 물메 밭담 길은 이미 관광  자원화 되어있다. 여기에는 옛 조상들의 삶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중산간 도로변 마을들에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제주의 원형들이 더 많다.


바닷가 마을인 어촌에는 마을의 삶의 역사인 사연 많은 포구와 생명수인 용천수들이 있다. 이렇듯 애월에서는 제주의 원형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애월의 자연환경은 평화롭다.


애월의 바다와 오름, 돌담과 포구가 아름답다.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한담해변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바로 옆에는 하얀 모래 백사장인 곽지해수욕장이 있다. 제주 최대의 축제인 들불축제장 새별오름은 봉성리에 있다. 오름 탐방객들이 자주 찾는 바리메 오름, 노꼬메 오름도 애월에 있다. 힘들이지 않아도 드라이브를 하면서 눈팅을 할 수 있는 곳이 애월이다.

평가나 인기는 상대적이고, 항상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애월이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인기나 평가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주토박이가 보는 애월과 외지인이 잠깐잠깐 보는 애월은 다를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사실을 두고 내리는 평가는 상대적이고 호불호도 개인차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판단은 각자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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