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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ㅊaㅊa Dec 05. 2024

선물을 고르다 보니 반나절이 그냥 지나갔네요.

그제야 깨달은 것


23년 블로그를 시작했다. 24년 3월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지금은 블로그 활동을 쉬고 있지만(어쩌면 중단?)

블로그를 통해 꽤 많은 이웃님들과 친해졌는데 몇몇 분 하고는 여전히 블로그 내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소통하고 지낸다.


"한국에 가면 한번 만나서 식사라도 해요^^"


"네! 저는 좋아요! 한국 오셔서 상황이 좀 정리되고 여유 있으실 때 꼭 연락 주세요!"


그중 한 분이 1년 넘게 외국에 계셨는데 곧 한국으로 귀국을 앞두고 오간 대화이다.

그리고 저번달 그 분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함께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전까지 아무런 SNS를 하지 않던 나로서는 블로그 시작이 나름의 도전이었고 용기였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이렇게 이웃들과 친해지고 그 인연이 실제로 닿게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서른이 넘으면서 친했던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멀어지고, 뜸해지고, 그게 서운하면서도 당연한 일이었는데... 이 나이에 친구가 생기다니?!! (나보다 3살 많은 언니지만^^)


우리는 첫 만남에 선물교환을 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가 서로에게 줄 선물을 미리 준비했던 것이다.

나는 정말 작은 선물을 준비했는데... 언니는 내게 선물하기 위해 외국에서부터 화장품을 두둑이 챙겨 왔던 것이다. 핸드크림, 립 오일, 하이라이터, 블러셔 등

나는 사실 새 화장품과 낯가리는(?) 타입으로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이 단종되지 않는 한, 같은 제품만 고집하는 편인데 선물 받은 화장품들이 정말 맘에 쏙 들어서 더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도 잘 쓰고 있다.

다 쓰면 내돈내산 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아쉽게도 한국에선 구하지 못한댄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우리는 또다시 약속을 잡았다. (알고 보니 생일이 딱 2주 차이...!)

생일 및 연말기념으로 12월 중순에 두 번째 만남을 갖자고 말이다.



'음... 생일 선물은 뭐가 좋을까...?'


보통 친한 사이에는 물어보는 편이다. '뭐 갖고 싶어?'

그렇지 않은 사이는 기프티콘으로 상품권 또는 케이크를 선물한다.

 

언니 생일선물은 아무래도 만나서 직접 전해주는 것이니 좀 더 정성스럽고 예쁘게 포장까지 되어있는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무난하면서도 잘 쓸 수 있는 선물이 뭘까?'


겨울엔 핸드크림만큼이나 무난하고 좋은 선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첫 만남 때 언니가 며칠 전 핸드크림을 새로 구매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아... 핸드크림은 탈락!



"여기 4개 중에 어떤 게 제일 예뻐??? 선물할 거거든~~"


목도리 사진 4장을 친구에게 톡으로 전송했다.


"오른쪽 밑에!! 너무 이쁜데? 어디 브랜드야? 나 살래!"


나의 원픽과 친구의 원픽이 일치했다! 더구나 친구는 본인이 갖고 싶다며 사이트까지 알려달라고 했으니!

그래 선물은 너로 정했다! 그리고 주문하면 선물포장도 해준다니 정말 네가 딱이다!




그.. 런.. 데.....


뭔가... 보면 볼수록 좀 질리는 거 같단 말이야?... 딱 봤을 땐 이쁜데 몇 번 하다 보면 금방 싫증 날 것 같은....?!!

양끝엔 진한 블루, 그 사이는 민트계열의 알 수 없는 패턴이 그려진 디자인이었는데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스타일이라 졌다.


'선물은  그래도 무난한 게 좋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첫 만남 때 언니가 깔끔한 원색의 머플러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화려한 늬를 싫어할 수도..... 흠..

일단 킵해두고 다른 걸 더 찾아보자....!'



그렇게 또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 목도리를 찾아보고, 뜬금없이 귀걸이도 골라 보고, 니트도 기웃기웃...



'아! 겨울철 보습이 중요하니까 바디크림...?!

아무리 건조해도 안 바르는 사람은 절대 안 바르지.. 나처럼....

그럼... 얼굴 크림? 팩?

... 근데 언니가 나보다 화장품을 훨씬 잘 아니까... 이미 좋은 걸 쓰고 있을 거야..

그나저나... 언제 시간이 이렇게....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



선물을 고르고 고르다가 지쳐(?) 제야 깨달은 것!


내가 언니한테 화장품만 받은 것이 아니었구나!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이 색이 어울릴까? 저 색이 어울릴까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했을 그분의 시간도 함께 받은 것구나..

  


그래서 나는 선물 뭐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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