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렸다. 시간은 18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불어도 한마디도 못하는데 어찌 대충 느낌상 잘 찾아 나갔다. 입국 수속도 한마디 듣고 바로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입국이어서 그랬던 것인가 짐작.
우선 내가 파리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해야 할 것을 2가지 생각했다.
나비고로 불리는 나비고 이지 교통카드를 만드는 것이고, 현지 통신사에서 유심개통을 하는 것이었다.
유심을 개통하려면 공항에서 조금 이동을 해야 했었는데, 버스도 있었고 지하철도 있었다.
근데 내가 그걸 어디서 타고 해야 하는지 알리도 만무했고 공항 와이파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장시간 비행 후 담배를 너무나도 태우고 싶어 무작정 공항 밖으로 나갔다.
공항에서 교통카드를 발급받고 차분히 생각해 보면 현지유심사까지 간 다음에 개통을 한 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충분히 중심지로(K의 집) 갈 수 있었다.
담배 생각에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인터넷이 안 되는 답답함에 우선 택시를 타기로 한다.
흡연 구역 앞에 있던 택시 아무것이나 탄 다음 목적지를 말했는데 당연히 알아듣지 못한다.
영어 발음으로 그곳을 말해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내 영어발음이 좋지 않아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참 그리고 나는 Bonjour, Merci만 할 줄 알았다. oui도 몰랐다 그래서 계속 Yes만 외쳐 되었다.
아무튼 그 와중에 기사님은 나이가 꽤 있는 사투리가 심한 억약을 가진 프랑스 분이었는데 정말 다시 생각해도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니 내가 가려던 곳의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즈음 어딘가에 내려 걸어서 도착했다.
도착 후에는 나름 순조롭게 개통을 하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중심지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때 생각났다. 교통카드를 발급받지 못한 것을.
아마도 추측해 보자면 그곳에서 지하철을 탄 후 다시 공항으로 가서 공항에서 중심지로 가는 지하철을 타는 방법이 있었다. 다른 방법은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정류장으로 무작정 갔다. 차마 지하철을 찾아보고 할 체력도 정신도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교통카드가 없다는 것을 도착해서야 생각했다. 또 잊었다.
죽어도 택시는 타기 싫었기에 방법을 곰곰 생각해 봤는데, 정류장에 현지인분이 앉아계셔서
번역기를 돌려서 물어봤다.
« 내가 파리시내로 가야 하는데 버스를 같이 타도 되겠느냐 돈이 없어서 그렇다 »
그랬더니 냉철한 표정으로 놉을 하였다. 프랑스인 특유의 불편하거나 싫을 때의 나오는 그 표정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딱 그러했다.
나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설정을 잘 보면 배터리 사용량이라는 항목이 있다.
나는 76%이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이 수치가 얼마나 낮은 것인지 알 것이다.
핸드폰을 조금만 사용해도 금방 부족해진다.
그러해서 나는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었다. 20% 정도였던 것 같다.
마침 비가 왔다. 폰이 곧 꺼진다는 불안감에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가면서 우버를 불렀다.
빗물이 묻으니 터치가 잘 되지 않는다.
점점 날도 어두워지고 비는 점점 거세진다. 사람들도 거의 없다.
정말 막막했다. 원래 있던 곳으로 와서 우버는 잘 불렀다. 탑승위치를 조절해야 하는데 이곳의 지형도 어색하고 맞게 한 건지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암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