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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올린 Oct 23. 2024

디스코, 하우스, 테크노

[참고] 전자 음악의 역사와 이해 2

<술과 음악의 페어링>은 클럽 음악이 낯선 사람들에게도 전자 음악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어 쓰게 된 글이기 때문에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려 한다. 지난 글에서 초창기의 디스코(Bee Gees - Stayin’ Alive)와 하우스(Frankie Knuckles - Your Love)만 소개했기에 두 장르의 차이점이 확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으며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소개할 곡들이 많다. 클럽 음악보다 대중적인 팝송을 예로 들겠다.


아래 3곡은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팝송이다.

BTS (방탄소년단) - Dynamite 

Doja Cat - Say So

♫ Dua Lipa - Don't Start Now


아래 3곡은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케이팝이다.

RIIZE - Impossible

f(x) - 4 Walls

SHINee - View


하우스 역시 하위 장르가 상당히 많은, 넓은 장르다. 위 3곡은 다양한 하우스 중에서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잘 차용했다. 디스코가 더 펑키(Funky)하고 하우스가 더 칠(Chill)하다. 디스코에서 하우스가 태어났기 때문에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디스코가 더 따뜻하고 통통 튀는 느낌을 받았다면 충분하다. 테크노는 디스코는 물론 하우스보다도 더 차갑고 기계적인 장르다.


디스코와 하우스가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으로 넘어가면서 테크노(Techno)라는 장르가 탄생했다. 앨빈 토플러의 대표 저서 <제3의 물결>에 등장하는 기술 반란자(Techno Rebels)라는 단어에서 이름이 붙여진 장르인 만큼 세 장르 중에서 가장 인더스트리얼(Industrial)한 ‘쇠맛’이 난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었으나 몰락을 길을 걷게 되었고, 그 시기 도시의 어두운 분위기를 흡수하며 테크노가 탄생했다. 디트로이트의 외곽 지역 벨빌에서 활동한 후안 앳킨슨(Juan Atkins), 데릭 메이(Derrick May), 케빈 손더슨(Kevin Saunderson), 3인방이 테크노의 창시자로 일컬어진다.

Rhythim Is Rhythim - Nude Photo


‘디스코 → 하우스 → 테크노’로 넘어갈수록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중심의 미니멀(Minimal)한 느낌을 준다. 테크노가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기계적이며 대체로 보컬도 없다. 디스코와 하우스는 화성과 보컬이 두드러지는 음악도 많지만 테크노는 아니다. 세 장르 중 가장 팝에 잘 녹아들지 않는데 이걸 에스파가 해냈다. 이번 신곡 Whiplash에 테크노의 매력이 가득 담겨있다. 정확히는 테크 하우스 기반이지만 테크노 사운드가 중심이 되어 에스파만의 쇠맛이 한껏 느껴진다.

aespa 에스파 'Whiplash' MV


이제 다시 ‘우롱하이와 테크노’에서 소개한 ComarobotAnastasia Kristensen의 테크노 음악을 들어보면 어둡고 기계적인 요소가 와닿을 것이다. 반면 테크노와 하우스에 모두 다리를 걸치고 있는 BeltranAnyma의 음악은 비교적 밝은 그루브(Groove)가 있는 음악다운 음악처럼 느껴질 것이다. 테크노와 하우스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테크 하우스처럼, 전자 음악은 같은 뿌리를 두고 섬세한 차이로 장르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서로 잘 융합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알고 있던 EDM이랑 꽤 다른데?’ 싶을 것이다. 그 EDM은 2010년대 페스티벌과 함께 부흥한 일렉트로 하우스나 빅룸 하우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일 가능성이 높다.

David Guetta - Titanium ft. Sia (Official Video)


EDM이 좁은 의미로 사용되는 때로 예능인들이 방송에 나와 디제잉하는 EDM이 이 장르다. 이를 계기로 전자 음악이 널리 퍼지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신나게 터지는 드롭을 향해 쌓아 가는 빌드업 등 획일화된 구조의 양산형 EDM이 생겨나 다양한 매력을 가진 전자 음악이 두루뭉술하게 취급되기도 했다. 이 내용은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디스코, 하우스, 테크노, 우선 이 세 장르만 기억하자. [끝]


[참고 자료]

- 음악길잡이, "테크노와 하우스의 매력은 무엇인가? (four-on-the-floor)", Youtube, 2023.08.27

- 뮤직메카, "EDM은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 -레이브에서 빅 비트 현재의 EDM까지- [메카특강 14강 EDM 2부]", Youtube, 2021.08.24

- Marcus Barnes, "테크노의 모든 것, A-Z 미래에 온 것을 환영한다", MIXMAG KOREA, 2018.10.14

- DB Damage, "What, Who, Where and Why: The Fascinating History of Techno Music", 2023.10.17

- "TECHNO", TRIEFC, 2024


[커버 이미지 출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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