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가치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

by 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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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살던 곳에서 성당을 다닐 때 우리 구역의 반장님이 계셨는데 내가 이사 가기 전 그분께 내 작품을

선물해 드렸었다. 신심이 깊으신 분이었고,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내가 존경하는 분이었다. 작품을 받으시면서 내가 이렇게 귀한 걸 받아도 되느냐고 하시면서 너무 좋아하셨다.

나로서는 주는 기쁨이 더 크기도 했던 그런 선물이었다.

이 사진은 반장님의 카톡 배경사진이었는데 일 년도 넘게 바뀌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사진을 볼 때마다 너무 감사했고, 그분이 내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배려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 당시 나는 힘든 일이 있어 세상과 멀어지고 싶었다. 그때마다 반장님은 조용히 오셔서 기도를 해주시고 가셨고 가끔씩 직접 하신 반찬들을 문고리에 걸어주고 가신 후 끼니 거르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주셨다.

내게 방해가 되진 않을지 염려하시고 항상 별거 아니라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특별하지 않은 반찬이 내겐 더 감동적이었다.

본인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시면서 나를 떠올리고 조금 덜어서 내게 가져다 주신 그 마음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따뜻했던 호박죽과 시래기 된장국이 잊히지 않는다.

음식이 따뜻했고 그분의 마음은 더 따뜻했다. 마음이 담긴 정성스러운 음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그때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힘들 때면 가끔 그분 생각이 난다.

비록 손녀사진에 밀려 배경사진이 지금은 바뀌었지만 언제나 거실 한쪽에 자리하고 있을 테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 당시 내 주위에는 주님의 천사들이 많았었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나를 걱정하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

그래서 기도라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기도보다 남을 위한 기도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이 내게 그랬듯이 나도 힘들어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준다면

그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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