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달리기 후기
<그리고 하프 마라톤 도전기>
그를 처음 만났던 2021년 가을. 그때의 내가 어리고 여렸다고 느끼는 걸 보니 그 사이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정확히 2년 후, 친구 두 명과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그리고 완주에 성공했다. 2시간이 넘어가고 몸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지금 이걸 즐기며 달리는 사람들은 다 변태야'
돈 내고 이걸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다. 물론 나 포함. 지금 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잘 기억했다가, 언젠가 기억이 미화돼 다시 마라톤을 나간다고 하면 꼭 뜯어말려야지.
나는 민망할 정도로 벌써 다음 마라톤을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다.
달리기의 맛,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서운 거랬다.
<지극히 개인적인 달리기 리뷰>
1) 밥맛이 좋아진다. 입맛이 살아난다. 잘 먹고 운동하니 어쩔 수 없이 건강해진다.
2) 따라서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거란 기대는 버려야 한다. (적게 먹고 달릴 시, 무조건 빠진다.)
3) 불면증이 완화된다. 멜라토닌 or수면제 의존도가 내려간다.
4)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5) 하지만 오래 달릴 시, (예전에 다친 적이 있는) 오른쪽 고관절에 통증이 있다.
6)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fak chim 모먼트가 많은 날, 제발 한 번 달려보시라)
7) 타고난 운동신경을 요구하지 않는다. 달릴수록 더 잘 달리게 된다.
8) 고로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함에서 오는 성취감이 진짜 짜릿하다.
9) 하지만 이 짜릿함에 빠져 강박이 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10) 마지막으로 영, 육, 혼은 정말 연결되어 있다. 몸 건강만 챙기지 말고 마음과 영혼의 건강도 함께 챙기자.
연애와 결혼도 해야 하고, 경제활동도 해야 하며, 주변 가족과 친구도 챙기고, 내 진로고민과 더불어 취미생활과 자기 계발도 게을리할 수 없는 이 시대 모든 2030을 응원합니다. 창조주의 선하신 계획을 믿음에서 나오는 힘과 평안이 모두에게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