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면 건강도 살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자본주의_(capitalism, 資本主義) :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지난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천동설_(天動說, geocentric theory), 즉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 지구가 당연히 우주의 중심이며,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16세기, 폴란드의 천문학자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_(Nicolaus Copernicus, 1473-1543) 그리고 17세기,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_(Galileo, 1564-1642)가 지속적으로 지구가 아닌 태양을 중심으로 천체가 공전한다는 지동설_(地動說, hel iocentric theory)을 과학적 논리로 주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들의 논리는 분명 압도적이었으며, 당시 지식인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래서 뭐?" 당시 그들의 발견은 대중들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 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들의 주장에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를 통한 천문학의 발전은 새로운 시대의 ‘돈’이 되었습니다. 천문학의 발전이 보다 정확한 시간, 경도와 위도를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정확한 지도를 제작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맞습니다. 덕분에 항해술이 발달했고 식민지 개척을 통해 더 많은 금과 은을 즉, ‘돈을 더 벌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사람들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
사람들은 ‘과학은 전진한다.’라고 말하지만, 자본주의는 ‘돈이 되는 과학만 발전’시킵니다. 그렇기에 “돈이면 다 된다!”라는 말이 장난이 아닌 현실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저희에 현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돈이 되는 과학이 발전하고, 돈이 되는 정보가 판을 치는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정말 진실된 정보가 얼마나 있을까?
건강 권위자, 왜 우리는 그들에게 경청하는가?
Image, 이미지_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
많은 사람들은 과학, 인쇄된 글, 어떤 권위가 있는 사람의 말을 믿습니다. 이런 ‘권위의 힘’이 강력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물리적, 재정적,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은 당신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권위의 힘 앞에서 우리는 어떤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권위의 힘과 자본주의가 힘을 합치면 우리에게 2가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그들의 주장을 이해시키고, 반박할 수 없게 만든다.
→ 그들의 주장이 나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어떤 영양제와 건강식품의 광고를 보면, 한 알만, 한 입만 먹어도 내 몸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나빠 보이는 그 무엇과 싸워 이기고 나의 몸이 한 층 건강해지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이미지가 이해가 가지도 않고, 실제로 내 몸속에서 그런 현상들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런 현상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 믿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그래야 안심되고 내가 저 제품을 먹음으로 손쉽게 건강해질 수 있으니까.
과학적 사실, 사회적 통념과 윤리는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해왔습니다. 권위 있는 전문가의 지식은 사실에 가깝지만 그것이 진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도 기업이고, 그들도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은 현대의학, 앞으로는?
Etiology_병인학 : 원인에 대한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로, 질병을 일으키는 인과적 요인을 가리킨다.
현대의학의 꽃은 ‘진단’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진단이라는 과학적 신앙은 19세기 세균이론_(germ theory)에서 시작됩니다. 인류를 죽음의 고통으로 몰아넣은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1950년대 광학현미경이 발명되고, 1676년, 처음 세균 관찰에 성공하면서 그 원인에 대해 우리는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1862년 미생물의 번식이 부패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세균설을 시작으로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_(Robert Koch, 1843-1910)가 감염된 동물의 피를 다른 동물에 주입하는 실험을 통해 세균이 병리의 원인이 됨을 확인하면서 결핵, 콜레라, 탄저균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토록 인류를 괴롭히던 전염병과 질병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
.
실제로 194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 플레밍_(Alexander Fleming, 1881-1955)이 푸른곰팡이를 통해 혁신적인 항생제, 페니실린_(penicillin)의 개발로 인해 한 사람이 이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1900년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31세, 선진국이라고 해도 겨우 50세였던 인류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이루어진 의학 기술의 혁신과 공중 보건 조치 덕분에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2005년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66세, 선진국에서는 평균 80세의 고령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2020년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83.5세로,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죠.
이러한 눈 부신 변화는 지금의 현대의학을 만들었고, 현대의학은 19세기 세균이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즉, 질병의 원인인 세균을 찾아내 해결할 수 있으면 그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러한 병인론은 지난 세기 동안 의학 발전에 있어 가장 강력한 단일 힘과 의학 역사의 단 하나의 전환점이자 현대 의학 이데올로기의 이론적 핵심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날까지도 의학에서 이러한 병인학적 ‘진단’은 대부분의 질병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고 있지만 최근 몇 가지 의문점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세균에 의해 유발되는 질병을 제외하면, 그 원인과 질병과의 관계가 그럴듯하게 들릴 뿐, 명확하지는 않다.
두 번째, 대부분의 질병은 많은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 관점에 맞지 않다.
그렇기에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의 전 편집자인 마르시아 엔겔_(Marcia Angell)은 더 이상 발표된 임상 연구의 많은 부분을 믿거나 신뢰할 수 있는 의사나 권위 있는 의료 지침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과거 의사는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체온과 혈압과 같은 기초적인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관찰과 질문을 통해 질병의 이유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과 질문을 대신하는 다양한 진단 장비를 더 신뢰하고 질병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
.
문제는 진단 장비들이 그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건전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적으로 증가합니다. 즉, ‘노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와 다른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변화도 ‘질병’의 한 원인으로 간주하는 그 행태가 문제라는 것을 마르시아 엔겔이 비판한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자연스러운 변화조차도 질병으로 진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게 사람들이 돈을 쓰니까.”
노화는 질병일까?
노화는 주름살처럼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기요양 수급자는 평균 3.4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고혈압, 치매, 당뇨병, 고관절염/류마티즘, 뇌졸중 등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비감염성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80%는 만성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심지어 사망원인 상위 10위 중 7개가 만성질환이라 발표했습니다.
즉, 우리 대부분이 고통을 겪고 있는 그 원인은 세균이론을 근거로 하는 감염성 질병이 아니라, 복합적인 원인들로 인해 발병하는 ‘만성질환’이라는 뜻입니다. 즉, 최첨단 과학장비를 통해서 명확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문제라는 점입니다.
현대인의 80-90%가 겪고 있는 허리통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 허리 디스크 때문인가요?
- 비만 때문인가요?
- 생활 습관인가요?
- 자세 때문인가요?
- 근육량이 적어서?
- 직업병인가요?
- 유전인가요?
인간의 수명이 평균 30세에서 80세로 증가한 만큼, 여러 가지 통증과 문제들은 당연한 변화일 수 있다는 것. 통증과 증상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 사람, 각 개인의 삶을 바라보고 좋은 생활 습관, 식사와 같이 라이프 스타일, 전반적인 삶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Holistic’ 혹은 ‘전체주의적 관점’입니다.
어떤 문제의 원인과 증상에 집중하기보다는 삶 그 자체의 개선되는 것이 중요한가?
질병_Disease는 프랑스어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자유로운 움직임을 방해하는 정도의 불편함’을 뜻하는 말입니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WHO는 1998년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건강이란 질병이나 결손이 없는 상태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기에 다음 내용이 추가되었죠.
“양호한 사회환경 밑에서 양호한 심신의 활동에 기초하는 생활이 유지되는 것과 헌법에서 말한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은 기본적 인권의 한 측면이다.”라고 말이죠.
질병과 건강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해석의 범위가 넓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질병이고, 감염병이 질병이 될 수 있으며 누군가는 아프지 않은 것이 건강이고, 누군가는 영적 충만함이 건강의 기준이 됩니다.
2024년 3월 7일 목요일 오후 4시에 당신이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나의 삶에 과정이 허리디스크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이를 해결하길 원하고 자본주의 건강은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합니다.
우선 X-ray를, MRI를 찍어보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진단 내려지고 어떤 조치를 받습니다. 그 과정에 나의 삶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전체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건강상식은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요?
참고자료
1.
Henry Bauer, PhD (2014), The Failings of Modern Medicine. EXPLORE Volume 10, Issue 6, November December 2014, Pages 345-349. doi.org/10.1016/j.explore.2014.08.009.
2.
Kenneth M Boyd Edinburgh University Medical School and The Institute of Medical Ethics. Disease, illness, sickness, health, healing and wholeness: exploring some elusive concepts. J Med Ethics: Medical Humanities 2000;26:9–17.
3.
Lauren N. Ross (2018), The doctrine of specific etiology. Biology & Philosophy (2018) 33:37 https://doi.org/10.1007/s10539-018-9647-x.
4.
보건복지부, 2019 장기요양 실태조사 결과 보고
5.
질병관리본부, 2018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6.
서울경제 / 2021. 12. 1자 기사 ‘2020년생 기대수명 83.5세- 30살 많은 1990년생 삼촌, 이모보다 12년 더 살아’, 권혁준 기자
(https://www.sedaily.com/NewsView/22V4IHZQ90)
7.
강원일보 / 2024.03.07. ‘[언중언] 출산율 0.65명 쇼크’ 조상원 기자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40306171913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