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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생 Oct 03. 2024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

준비된 어른은 없습니다.

어느덧 어른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한 해, 또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에게 실망할 때 즈음. 결코 적지 않을 나이에 멍하니 있는 나를 바라볼 때가 있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인생이 뒤로 가는 느낌이 드는 순간 말이다.

 
누군가의 아들, 친구, 남편으로서 나는 분명 사회적으로 어른이다.
하지만 내가 어른을 준비한 적이 있던가?
단지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걸까?
과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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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_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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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들다_한 인간이 자신의 위치를 깨닫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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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들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말은 냉혹한 현실에서 평가하는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다.

십수년 사회생활을 하며 바라본 인군 군상의 모습은 온갖 좋은 수식어로 포장해도 '당신은 당신. 나는 나'일 뿐이었다. 예수의 십자가보다 내 손의 손가시가 더 아픈게 당연하니 말이다.

이곳 브런치 스토리에서도 우리는 타인의 평가를 받는다. 조회수, 구독자 수, 댓글, 응원. 각자의 글을 애정과 사랑으로 쓰이겠지만 결국 타인의 평가에, 사회에 평가에 가치를 부여받는 것처럼. 인간도 피해 갈 수 없다.
 
세상의 평가에 나의 옷이 벗겨질수록 아버지의 술잔이, 어머니의 한숨이 이해, 공감을 넘어, 죄스러운 마음과 존경심이 든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어른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내 아버지가, 내 어머니가 그러했듯, 과거의 꿈과 목표가 점차 희미해진다. 나의 취미, 꿈은 이제 번거로운 짐이 되어간다. 그렇게 나를 지워가며 내 가정, 내 가족에게 이 달의 안정을 취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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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상실의 시대_노르웨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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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喪失
_어떤 것이 없어지거나 사라짐.
_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됨.
 
노르웨이 숲(부제, 상실의 시대)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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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나 그 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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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야기했듯, ‘사랑’한다는 것은 때때로 나를 지워야 하는 순간도, 세상의 메시지와 정면에서 싸워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든든한 신뢰와 믿음이 기반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노르웨이 숲(부제, 상실의 시대)의 첫 문단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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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많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잃어버린 시간, 죽거나 떠나간 사람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 우리는 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나는 생각해 본다. 그렇게나 소중해 보인 것들이, 그녀와 그때의 나, 나의 세계는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기억은 어김없이 멀어져 가고, 벌써 나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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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등장하는 와타나베, 나오코, 레이코, 미도리는, 아니 우리는 온갖 종류의 상실을 겪는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 어떤 이들은 상처가 아파서 아니, 무서워서 점차 포기에 익숙해진다. 포기하면 나아감도, 발전도, 기쁨도 성취도 없다. 하지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무기력이 계속되면 자기 연민이라는 늪에 빠진다. 그렇게 안쓰럽고, 불쌍한 사람이 된다. 문제는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이만 먹고 무기력한 죄인이 된다. 그렇게 누군가는 빛이 무서워 자신만의 그늘 속에서 나오지 못하게 되는 거다.

작중 주인공 와나타베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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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웬만해서는 친구를 만들지 않았다. 또 모든 것들에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꿈이나 사랑과 같은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에서. 모두 도망치고 싶었던 것 같다. 인생을 쥐고 흔드는 그 ‘상실’로부터 말이다.
. 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 도대체 사람들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걸까?
. 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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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아내는 와타나베와 같이 상실의 아픔 속에서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다가올 행복에서도 숨어버렸다.



당신은 어떤 상실을 가지고 있습니까?




상실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

 .

인생이라는 고된 여행에서 우리는 배낭 하나를 매고 , 이 긴 여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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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와 취업이라는 살얼음판을 지나기 위해 ‘젊음’이라는 짐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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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라는 좁은 길을 지나기 위해 ‘’이라는 짐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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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이라는 태풍 속에서 ‘도전’이라는 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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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의 중간지점에 드디어 도착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한파 속에서 입을 따뜻한 옷 한 벌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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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지..? 누구. 도와줄 사람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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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온갖 종류의 상실을 필연적으로 경험한다. 그리고 이런 상실은 포기자기 연민이라는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독성 때문에 상실의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하루키가 노르웨이 숲(부제, 상실의 시대)에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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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는 말한다._자신을 동정하는 것만큼, 저속한 인간은 없어.
 
레이코는 말한다._마음을 열어, 그 시작이 상실의 아픔에서 벗어나는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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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이 대사를 통해 하루키는 우리에게 말한다.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 마음을 열고, 대화하라고 말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라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소설의 끝에 미도리는 와타나베에게 말한다._"지금 어디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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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와타나베는 생각한다._"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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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의 작은 소망은 자신의 온갖 투정을 다 받아줄 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마음을 열고, 온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을 통해 자신도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미도리의 사랑에 와타나베가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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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어? 아, 나는 어디에 있지? 소리쳐 본다. 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내가 갈게! 내 목소리가 들리면 나에게 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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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의 마음이 상실의 구렁텅이의 와타나베를 구원했다. 하루키는 이 소설에 대해 분명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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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나 그 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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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루키는 사랑으로써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소설 전반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왜? 온갖 상실의 아픔을 혼자서 혼자서 견뎌내기에는 세상은 너무 고단하니까. 우리는 타인을 통해 상처받기도 하지만 때론 그 타인을 통해 우린 구원받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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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도 험난한 여행 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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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여행 동안 얼마나 많은 상실을 겪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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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당신의 등뒤에는 꾀나 많은 짐이 남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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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짐을 들고 지금까지 많이 무거웠을 거 같은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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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이에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즐거운 일들도 많이 있었네요. 힘들기만 했던 여행은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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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음 지점까지 저와 함께 여행하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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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내는 상실의 아픔에, 온갖 세상의 풍파에 맞서 사랑을 통해 이겨내기로 했다. 그것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의 주변에는 당신이 온 힘을 다해 사랑을 해줄 수 있는 가족, 친구, 연인이 있다면 그들을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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