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가치 있게 해 줄 단 하나의 선물
삶은 고통,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과거 페르시아에는 역사를 아주 좋아하는 왕이 있더랬다. 그 왕은 학자들을 모아 이 세상의 모든 역사를 담은 책을 만들라 명령했다.
20년 동안 학자들은 100권짜리 역사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왕은 백발이 성한 노인이 되었고, 그에게는 그 책을 읽을 시간도, 시력도, 건강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다시 학자들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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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짜리 책을 1권으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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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의 책이 한 권으로 추려질 즈음, 왕의 건강을 악화되어 죽음이 가까워졌다. 끝내 책을 보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웠던 왕은 가장 뛰어난 학자를 불러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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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다시 하나의 문장으로 줄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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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모두 세상에 태어나서 고생하며 살다가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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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는 인간은 누구나 4개의 괴로움, 즉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의 괴로움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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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정에 들어선 싯다르타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모든 고통의 원인은 ‘갈망’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인간은, 아니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생존을 위해 혹은 삶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삶은 생로병사 속에서 생겨나는 욕심과 집착, 이기심과 같은 번뇌로 인해 온갖 부조리와 불행, 고통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불교에서는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갈망하는 마음, 즉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통해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인생에서 누구나 피하고 싶은 불행이 있지만 피할 수 없다.
선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하기 싫은 것들이 차지한다.
그렇게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생로병사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고통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무언가를 보고 웃었으며, 크고 작은 행복과 즐거움을 느낀다.
인간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생로병사(生老病死)’라면, 인간의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것이 ‘ 희노애락(喜怒哀樂)’이다.
힘들었다면 슬퍼하고, 화가 난다면 쏟아내는 것.
기쁘면 웃고, 즐거우면 함께하는 것.
그것이 회색빛 세상 속에 색감을 더하는 일이다.
‘생로병사’ 속에 ‘희노애락’이 있다. 이 보다 더 참된 진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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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
무엇이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일까?
앞서 나는 우울증의 걸린 아내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것에 도움을 주었던 것이 '문학'이었다 말한 바 있다.
인간실격의 오바 요조, 아니 다자이 오사무의 죽음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살아가야 할 당신만의 이유'를 찾으라고 말이다.
'삶의 부조리함'에 대해 이야기한 이방인, 알베르 카뮈는 '인생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가진 뫼르소라는 인물의 죽음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알고, 행복한 삶이었음을 깨닫는다.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선생님은 우리의 삶의 목적이 낭만과 사랑이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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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여기에 있다는 것
삶이 존재하고, 자신이 존재하는 것
장엄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것
시와 미, 낭만과 사랑은 우리의 삶의 목적인 거야.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되겠지.
너의 시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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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르웨이 숲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답한다.
"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온갖 상실의 아픔과 부조리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마음을 열고, 진실한 사랑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상실의 시대에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내가 아니, 내가 문학을 통해 구원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보며 눈물을 훔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의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것는 무엇인가.
내 아내는 옆에 있고, 나는 존재한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이어진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우리의 삶 또한 아름다운 시가 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아내한테 말해줄 것이다.
‘세상은 잔혹하지만, 그래도 널 사랑해’라고 말이다.
그리고 속삭여 줄 것이다. 나의 삶이 허락해 주는 시간. 언제나 함께 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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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백 명이 있다면 그중에 한 사람이 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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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열 명이 있다면 그중에 한 사람이 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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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다면 그 한 사람이 바로 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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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면 그건 내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 [연서], 프란체스카 도너 리(Francesca Donner Rhee, 이승만 대통령의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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