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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또 삶 Jul 18. 2023

프롤로그. 인간실격 인생을 고백합니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 실격입니다. 그 말보다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은 없습니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라는 책 도입부에 있는 문구입니다. 정말이지 저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어디에도 이런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꺼낼 수 없었고, 더구나 글이 아닌 육성으로 모든 낱낱의 제 일들을 꺼내기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남편만은 저의 모든 일련의 일들을 육성으로 들었고 알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네 번의 자살 미수,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자살 시도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저는 한 번의 자살 미수... 그리고 바라건대 마지막은 그처럼 '자살 성공'만 아니었으면 합니다.


 운이 좋게 삶을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었던가요... 만약 다친 나를 옆 빌라 사람이 보지 않았더라면... 혹은 조금 더 늦게 발견했더라면... 저는 이렇게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죽음'과 '삶'은 다른 말이 아님을 이제는 압니다. 저 또한 '죽음'과 '삶'을 동시에 경험했으니까요. 죽음 쪽에 조금 더 무게가 기울어졌을 때, 비록 그때도 삶을 생각했습니다. 삶에 무게가 기울어진 지금에도 죽음은 언제든 그 틈을 함께 합니다.


 덤으로 산 덕에, 나의 축적된 경험으로 조금이나마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고자 어쩌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모든 일들이 우연이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사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를 살게 한 것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오늘도 되새깁니다.


 늘 불행을 먼저 생각하며 온몸으로 맞서 싸운 저를 제가 가엾이 여깁니다. 불행을 예견하는 편이 행복을 기대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저를 끝으로 몰아세운 것만 같습니다.


 이 글은 저의 인생 이야기입니다. 살다보니 저의 인생에도 여러 무늬가 남고 굴곡이 생겨 이야깃거리가 조금은 쌓여있었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어 보려고 합니다. 직면하고 가감 없이 마주하며 써보려고 합니다. 그것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저의 사명대로 쓰이길 바라며 그것이 무엇이든지 해볼 것입니다.


 함께 가는 길이 결코 외롭지 않음을 이제야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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