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부서의 회식날입니다.

by 김욱곤

오늘은 병원에서 회식이 있는 날입니다. 부서의 인원이 20명이나 되다 보니 자주 할 수도 없을뿐더러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사실 일 년에 손가락으로 꼽기 민망할 정도의 횟수여서 직원들이 거는 기대는 제법 큽니다. 무얼 먹느냐? 술은 나오냐? 등등 약속한 날이 다가오면서 서로서로 회식 이야기로 충분히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오늘은 병원 근처의 삼겹살집에서 모임이 있습니다. 미리 그 식당을 가봤던 직원의 추천으로 가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맛은 유지하는 곳이고 손님도 어느 정도 유지되는 곳이니 검증된 곳이라 봐도 무방하지만 사실 회식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는 누가 참석하고 참석하지 않느냐는 데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가끔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각자 각자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는 손님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분위기가 무르익다 보면 대화가 많아지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목소리도 커지면서 소란스러워지기 마련입니다. 자칫 우리 때문에, 타자(他者)의 식사 자리가 불편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식당 문화는 어떠할까?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해외 방문의 기회도 적은 데다 그나마 방문한 나라가 근방의 나라이다 보니 타국(他國)의 분위기는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에는 제 경험이 너무 적기는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는 늘 지니며 삽니다.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여러분도 그렇게 해 주십시오.’ 강요하거나 청유하지는 못하지만 실상 공중도덕이라는 관념의 힘을 빌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며 사는 건 사실입니다.


다행히 오늘 모임은 우리 직원밖에 없어서 주위 분들에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다 보니 주인과 종업원도 오롯이 우리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나름 만족도가 높은 모임이 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의 유일한 단점은 술이 많이 들어가고 목소리가 커진다는 것, 그 정도일 겁니다.


코로나 시국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모임이나 회식이 점차 늘어나겠지요. 제 젊은 날에 비하면 식사 예절이나 분위기가 눈에 띌 정도로 바람직해지는 중입니다. 어떤 것이 이상적(理想的)이라 정해진 것도 없고 그렇게 해야 할 강제 조항도 없지만 많은 이들이 편안해지는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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