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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닮은 테니스

사랑의 작대기

by 조원준 바람소리


《사랑의 스튜디오》는 아주 오래전에 M 본부에서 방송되었던 예능 프로그램이다. 공개방송 홀에서 진행되는 뜨겁고 설레는 분위기 속에서 ‘사랑의 버튼’을 눌러서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짝을 찾는다.


출연자들은 각자의 소개 타임이 끝난 후 이상형을 찾고, 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화살표의 방향이 서로에게 향해 있으면 짝꿍으로 성사가 된다.




중급 수준의 회원과 파트너 하여 한 게임을 한다. 상대 서버는 듀스 코트에서 와이드 존으로 휘어서 빠지는 슬라이스 서브를 넣고, 그 볼은 사이드 스핀을 먹고 서비스 라인 오른쪽으로 휘어져서 낮게 깔려 온다.


듀스 코트에 선 파트너는 강력한 포핸드로 리턴을 해 보지만 볼은 정타가 되지 않고 야구의 파울 플라이 볼처럼 공중으로 높이 떠서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만다.(나도 가끔은 그 포지션에서 저런 리턴이 나오기도 한다.)


볼이 빗맞은 것은 구질을 파악하지 않아서 생기지 않았을까? 한다. 강력한 스핀을 먹고 낮게 사이드로 휘어져 가는 슬라이스 서브에 톱스핀을 걸어 리턴했으나 볼이 향하는 지점과 라켓의 스윙 방향이 엇갈려서 정타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볼을 집중해서 보지 않은 것이 첫째고 두 번째는 볼의 상태(스피드, 구질, 높낮이, 각도)를 파악하지 않아서이고, 마지막으로는 잘 들어온 상대 볼을 감당할 만한 실력이 아님에도 공격을 공격으로 맞서서 나온 결과다.




테니스와 야구가 유사한 점이 있다고 말을 해왔다. 특히 테니스의 서브를 투수가 던지는 볼의 구질과 비교해 보면 빠른 강속구는 플랫 서브고 몸 쪽으로 파고들거나 바깥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는 슬라이스 서브, 낙차가 큰 포크볼은 퀵 서브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볼의 구질에 따라 대응을 잘해야 야구는 타석에 선 타자는 안타나 홈런이 나오고, 테니스는 베이스 라인 근처에서 리턴하는 사람은 안전하거나 공격적인 리턴이 되는 것이다.


해법은 볼의 파워나 스피드, 그리고 회전량이나 높낮이 각도에 따라서 백스윙이나 라켓 면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스튜디오에서 사랑의 작대기가 엇나가면 서로의 짝을 찾을 수가 없다.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상대가 자기 자신을 소개할 때 그 사람의 태도는 어떤지 나와는 맞는지 잘 살펴서 맞는 짝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코트에서 게임 중에 네트를 넘어오는 볼도 각각의 구질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해야 임팩트 순간 볼과 라켓 면이 어긋나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잘 나가게 된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플랫성 서브는 테이크 백이 없는 콤팩트 스윙으로 응대하고,

볼의 측면에 스핀이 걸린 슬라이스 서브는 회전을 죽여서 순방향으로 볼을 보내고,

위에 아래로 쳐올려 트위스트 된 퀵 서브는 정점에서 누르거나 스핀이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타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랑의 작대기가 맞지 않으면 바라보는 당사자들은 마음이 저리고,

볼 컨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임팩트가 어긋나면 손목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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