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MZ사원의 경험상점
오늘도 출근하는 하루, 하지만 마음속에는 좀 더 나답게 그리고 다채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내달리듯 취업을 한 뒤에야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궁금해졌다. 그 결과 브런치 작가, 독립출판, 일러스트 작가, 넷플연가 모임장, 취업 멘토링 등등..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나와 같이 ‘나 뭐 하고 살지? 뭐 할 수 있나?!‘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어느 MZ사원의 경험상점' 시리즈를 통해 첫 연재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왜 이런 경험을 했고, 어떻게 했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전달하는 글이다. 부디 재밌게 읽어주시길!
-여는 글 1, 도토리 모아두기-
다람쥐는 겨울을 대비하며, 도토리를 숨겨놓는다. 그렇게 묻어놓고 잃어버린 도토리들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룬다고 한다. 내가 해온 경험들도 다람쥐의 도토리와 같다고 믿기로 했다. 당장 찾아먹지 못해도, 모아둔 걸 잊어버려도, 경험은 내 안에 남고 무럭무럭 자라서 재밌고 든든한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다.
나처럼 미래를 위해 열심히 자신의 도토리를 저장해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또 잊어버렸던 나의 이야기를 건저올리고 싶다.
-여는 글 2, 얼마 전 퇴근과 함께 밀려든 소외-
더위가 가시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계절이 됐다. 며칠 전만 해도 후덥지근한 더위가 동남아에 온 듯했다. 이 시간들이 거짓말이라는 듯, 갑자기 선선해진 공기와 햇살은 지중해 날씨가 떠오르게 한다.
대한민국의 뚜렷한 사계절은 시간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 매일 오가는 출퇴근길도 며칠 전과 확연이 다르게 느껴진다. 이런 변화는 반복되는 일이지만, 매년 참 신기하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 지상으로 빠져나오면 밝은 빛이 들이치고 햇살에 등이 따스해진다. 등으로 느껴지는 날씨에 고개를 들어 창 밖으로 지나가는 한강 풍경을 본다.
햇살이 물 표면에 부딪히고, 바람이 그 빛을 퍼트리는 모습이 예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멍을 때리고 있으면, 여러 장면들이 떠오른다. 대학교 등학교길, 출퇴근길, 일상을 살아가면서 여기저기로 바쁘게 오갔던 내 모습들이다.
요즘은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아직 서른이 조금 못 된 나이, 주변에서는 어리다고 하고 스스로도 충분히 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급한 느낌이 든다.
원하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그냥 흐름에 나를 맡기면, 지금 느끼는 붕 뜬 기분이 계속될 것 같다. 그러다가 금방 서른이, 마흔이, 쉰이 문을 두드릴 것 같다. 그때 문득 뒤돌아보고, 나에게 더 맞는 길이 있었음을 깨닫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
직장에 들어온 뒤 일상이 안정되고, 앞으로 오늘과 비슷한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이 안락함 속에서, 편안함과 동시에 목표가 없이, 길을 잃은 듯한 막연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익숙한 삶의 순서를 따라, 상상하기 쉬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선택지가 눈앞에 있다. 그런데 ‘나에게 중요한 건, 나답게 사는 건데’라는 말이 내 안에서 맴돈다. 손톱 아래 가시같이, 무시하기 어렵다.
무난한 하루를 보내고 느끼는 안온함은 달콤하다. 하지만 다시 또 무언가를 향해 달리고 싶다. 나라는 사람의 개성을 뾰족하게 다듬고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고 싶다.
머릿속에 몇 가지 선택지들이 돌아다닌다. 글쓰기, 말하기, 그림 그리기, 브랜딩 등등 키워드들이 둥둥 떠다닌다. 이 말들이 어떤 직업과 일에 다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앞으로-
길게 이어지는 상념 끝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사람들과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싶다.
이어지는 ‘어느 MZ사원의 경험상점’을 통해 한 사람이 스스로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해온 다양한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