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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숲 Aug 10. 2023

아줌마와 비혼 아줌마의 중년.

3화. 옛길이 준 깨달음.

간만, 덕수궁 돌담길을 아줌마 친구와 걸었다. 밤이 깊어가는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동네 사람인 듯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도 한다. 발그레한 애인의 얼굴을 사진에 담는 커플도 눈에 띈다. 그 모습이 이뻐,  ‘사진 하나 찍자’ 한다.


중년이 되니, 아줌마 친구와 비혼 아줌마는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깊게 골지는 주름, 힘없고 생기 없는 모습을 외면하고 싶어서이다.  


'웃어 봐!', 아줌마 친구가 '짠~'하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다리 길어 보여야지', '배는 가려야지', 힘도 줘본다.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난다. 외면한 예쁨?을 담기 위해 '찰칵, 찰칵' 한다. 여태 알 수 없는 예쁨을 바라는가? 피식하며, 옛 시간을 떠올린다.


산소 같은 여자!!! 젊은 시절, 우리가 환호했던 화장품 광고 카피다. 백옥 같은 피부+예쁜 모델 얼굴이 화장품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선택적인 행동이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조작적인 조건화에 반응하며 '산소 같은 여자'가 되려 했다. 여드름으로 넓어진 모공, 칙칙한 피부를 가졌던 아줌마 친구와 비혼 아줌마, 그랬다.


조작적 조건화는 원하는 결과를 위해 자발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화장품 구매로 피부가 좋아지면? 화장품 구매를 자주 한다. '효과의 법칙'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행동으로 인한 좋은 효과는 그 행동을 반복하게 이끈다.


예뻐지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다. '예뻐야 사랑받는다'는 오류적인 생각이 관여됨도 있다. 사랑받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깊은 신념도 섞인다. '나는 아니야', 할 수도 있지만, 열등감과 비교 아래 잘 드러난다. '누구 닮았니', '왜 그러니' 한 번쯤은 들어봤던 말이 아닌가.


타인과의 비교 아래, 자기(self)도 모르게 밥을 굶는다. 때로 피부과 시술로 열등했던 피부를 백옥처럼 만든다. 백옥 같은 피부 유지를 위한 구매 열기는 더 뜨거워진다. 그 결과, 잠시 '조건화된 예쁨'도 경험한다. 외면한 예쁨이 자기(self)를 사랑하는 '산소 같은 여자'였음을 아줌마 친구와 비혼 아줌마는 알지 못했다.


찰칵! 세월이 빚은 주름의 미에 푹, 빠지지 못함을 보면서 깨닫는다. 아하! 의 깨달음은 찰나의 용기를 준다. '이렇게?!!!' 얼굴을 들이밀며, 당당히 서 본다. 타인과의 비교 아래 매였던 예쁨을 잠시 벗는다.


잠시? 긴 시간 굳어진 행동과 신념은 한 번의 깨달음으로 바뀌지 않는다. 세월의 골진 주름이 괜찮은 듯 우기지만, 금세 수용치 못한다. 그럼에도 아줌마 친구와 비혼 아줌마는 자기(self)만의 '산소 같은 여자'를 담아내려 애쓴다. 쪼금은 변한 듯, 중년의 고은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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