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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운 Mar 11. 2024

작별인사

공원 앞 편의점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오는 길이었다. 며칠 전부터 공원으로 향하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짓이겨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체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일이면 없어지겠거니 생각한 게 벌써 5일 전이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듯이 그 부분을 피해서 걸었다.


다산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양이인지 새 인지 모를 사체가 밟힐 대로 밟힌 채로 도로에 붙어 있다고 말했다. 기동반이 도착할 때까지 삼십 분을 기다렸다. 설명하지 못할 감정이 가득했다. 솜이와 나는 모든 작업이 끝날 때까지 옆에서 보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지 말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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