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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운 Mar 14. 2024

우리는 소중해

‘우리는 소중해’ 모임을 연 지 꽤 오래됐다. 여럿이서 모여 내가 왜 소중한지에 대해서 고심하는 시간. 대단하지 않아도 되고 이유가 없어도 된다. 1분 명상 후에 떠올린 생각들을 책상 위에 하나씩 꺼내 놓는다. 눈앞에 놓인 작은 종이와 색연필로 오늘의 이유를 그린다. 그림을 그리면서 추상적인 이유를 형상화하기 위해서다. 오래 남기기 위해. 올해는 꼭 그림책으로 낼 계획이다. 아래는 가장 최근에 했던 회차에서 나온 말이다.

이 포근한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 포근해. 이 사람들 때문인지, 이 카페가 예뻐서 그런 건지, 나와 함께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이 사람들 때문인지. 이걸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나 때문일 수도 있을까?

매일 내 마음속에 우울을 한가득 담고 산다. 명상을 하는 이 순간 갑작스레 찾아온 반가운 소중함이 좋다. 오늘 이곳에 오길 잘했다.

많은 일을 하면서 사는데 막상 정리하니 하나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내가 소중한 이유에는 아주 작은 이름이라도 붙이면 되는구나. 간단하네, 이 사소한 이유여도 나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겨지는구나.

처음 본 사람들과 우리는 소중하다고 끊임없이 속삭이다가 헤어진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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