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잎새 떠난 뒤 나무는
하늘에 빈가지만
몸 흔들며 눈부시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투명하다
가을이 가는가,
막 내린 서리 위를 뒹구는
낙엽이 하나, 둘 길 위에 쌓이고,
시들은 풀숲 사이로 참새, 박새들이
밤하늘 별처럼 소란하게 숨바꼭질한다
아침 햇살을 등 뒤로 받으며
서면, 고개 드는
놓아야 하는 아쉬운 기억들은
돌아보지 말자,
타박타박 혼자 걸어서
풀 우거진 길섶에
쑥부쟁이꽃 한 송이로
깃들이자
인생은 누구나 순례자가 아닐까요? 한국을 떠나 10 여 년 만에 돌아왔어요. <귀천>같이,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