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인드체인 Oct 09. 2023

뿌리가 많은 나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아 또 'OUT'이야?
아 짜증 나네..


구력 6개월이 된 테린이 A. 그는 일주일에 일곱 번 테니스를 칠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렇게 늘어난 실력만큼이나 승부욕도 늘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처럼 플레이가 되지 않을 때는 짜증이 난다. 심할 때는 라켓을 집어던지고 싶을 정도다. 어떨 때는 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실망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자존감이 떨어지는 거 같다.



그렇게 테니스에 미쳐있던  A가, 우연히 암벽등반을 하게 됐다. 잡을 곳을 간신히 잡고 밟을 곳을 겨우 밟아가며 벽을 타는 게 짜릿했다. 테니스와는 또 다른 재미였다. 그날 이후, 그는 암벽등반도 열정을 갖고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다시 테니스를 치는데, 플레이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 분노나 실망감이 덜 느껴졌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는 더 여유롭게 테니스를 치게 됐다.



그러던 중, A는 직장에서 평소 희망하던 교육부서로 이동을 하게 됐다. 그는 사원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보람찬 시간을 보냈다. 강의가 좋다는 인정도 받았다. 자아실현이란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잊고 있던 테니스를 치러 갔다. 간만이라 그런지 유독 공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예전처럼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열정이 테니스에만 쏠려있을 땐, A의 자존감 뿌리는 하나였다. '테니스'라는 뿌리 하나가 흔들리면 자존감 전체가 흔들렸다. 그러다가 '암벽등반'이라는 뿌리가 생기자, 자존감이 더 견고해졌다. 거기에다가 '적성에 맞는 업무'와 그에 따른 '성취'라는 새로운 뿌리가 늘어나자, 더 잘 버틸 수 있게 됐다. 하나의 뿌리로 버티던 자존감을 여러 개의 뿌리로 지탱하게 된 거다.



유일한 무언가가 많은 것들 중 하나가 될 때 여유는 찾아온다.



그래서 A는 자존감의 뿌리 중 하나인 테니스에 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제는 더 많은 자존감의 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집중한다. 취미, 진로, 성취, 사람 등 뿌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뿌리를 자라게 한다. 또 그 뿌리에 잔뿌리를 키워나간다. 어 비바람에도 자존감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