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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Mar 17. 2024

2주택자가 되려는 이유

요즘 하루에 1-2건은 계약이 되더라구요.

연초보다 1억 정도는 오른거 같아요.

네이버에 올라오는 가격은 믿지 마세요...


부동산과 통화를 하던 중 짜증이 밀려왔다.

아니, 집값 떨어진다면서...

경제는 어려운데 왜 다시 오르는거야, 에휴...


투덜대는 소리를 듣고 남편이 한마디 한다.

기다려봐...이제 총선 끝나면 집값 폭락할껄?




남편은 결혼후 20년 동안 한결같은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꿋꿋이. 덩달아 폭락을 믿고(+바라고) 있던 나는, 요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돈이 왜 이리 많은거야?

이 돈이 과연 줄어들까?


경제가 연착륙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거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이....그냥 이 상태에서

경제가 다시 진행하게 되는거야?


신문에 오르내리는 '연착륙'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무서워졌다.




강북에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이다. 집값이 폭등하기 전, 나는 뷰 좋은 우리 집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시중에 돈이 마구 풀리면서 나의 만족도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결국, 1주택자이지만 아파트값 폭락을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1. 집값의 불균등한 상승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2. 실거주 집 한채는, 값이 오르나 내리나 사이버머니일 뿐이다.

3. 아들이 둘이나 있다.ㅠㅠ




나는 2주택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장기적으로 돈은 계속 풀릴 것이고, 그렇다면 '신용'을 이용해서라도 자산 규모를 좀더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 것이다. 다행히 아직 맞벌이를 하고 있으니 그간 별로 써먹지 못한 '신용'의 힘을 지금이라도 이용해보자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자산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기보다는, 강북 집에 더해 작은 실거주 집을 하나 더 사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1. 강북 집의 뷰를 포기할 수 없었다.

2. 집이 두 채면 노후에 '월세 받는 여자'가 될 수 있다.

- 반면, 아무리 좋은 집으로 갈아타도 '월세 받는 여자'는 될 수 없다.

3. 아들이 둘인 것이다. ㅠㅠ


당장 집 살 돈은 없지만, 일단 이렇게 결심하고 나니 번잡했던 마음이 상당히 정리되었다.


남편도 그럭저럭 설득할 수 있었다. 남편 역시 당장은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돈이 풀리면 자산가격은 우상향할 것이고, 우리 부부에게 남은 맞벌이 기간은 길어야 10년 남짓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출퇴근길, 부동산앱을 켜고 아파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 이미지는 글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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