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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Aug 26. 2023

맞벌이가 종자돈 모으는 방법 3가지

강북에 30평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이다. 결혼할 때부터 막연히 '30평대 아파트 보유'가 목표였던 우리 부부는, 결혼 9년차 되던 해에 대출을 끼고 목표를 이루었다. 이제 결혼한지 어언 20여년, 그동안 맞벌이해서 얼마나 모았나 얼추 계산해보니 집값오른 것 빼고는 '4억원' 모은 게 전부이다. 물론 아이들 교육비에 쓴 돈이 지금까지 최소 1억5천만원은 되니(에듀푸어다...ㅠ), 아이들 교육까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본다면, 20여년간 매년 평균적으로 2천만원을 저축하고, 750만원을 교육에 투자한 셈이다. 힘들게 맞벌이한 보람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금액이었다.


집을 산 이후 지금까지 대출금만 착실히 갚아왔는데, 이제는 갈아타기든, 2주택이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할 시기였다. 나의 멘토인 강남 건물주 마 여사(이전글 참조)는 일찌기 이렇게 말씀하셨다.


돈 없는 사람은 작은 아파트를 두 채 사는 거야. 큰 집 깔고 앉아 있으면 뭐해. 하나에 살면서, 다른 하나로는 돈을 불려 나가야지. 그리고 아들이 둘이잖아. 나중에 하나씩 나눠줘도 되고.


마 여사는 미국에 사는 딸이 한국 아파트를 팔고 미국의 큰 집에 올인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미국에서 작고 아담한 집에 살며 분당의 50평짜리 아파트를 그대로 두었더라면, 지금쯤 매월 약간의 월세와 재계약시마다 전세금 상승분을 원격 불로소득으로 얻을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상승기에 돈이 몰리는 '강남 아파트'를 보며, 나는 마 여사 따님의 '미국 똘똘이 한채 올인'이 잘못된 선택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돈은 강남으로 몰리듯, 전 세계의 돈은 미국으로 몰리지 않나? 미국의 똘똘이 한채는 어쩌면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그래도 위험분산과 불로소득 차원에서 마 여사의 의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었다. 1주택자인만큼 조급한 영끌은 할 필요가 없고, 일단 종자돈을 모아가며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그동안 틈틈히 공부하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소위 '임장'이라는 것도 다녀보자고 남편과 이야기 해두었다. 강남이든, 작은 수익형 아파트 유망지역이든. 향후 수년 내에는 기필코 일을 저지르리라 마음을 먹었다.  






투자의 종자돈 마련은 어떻게 하나?

Photo by Giorgio Trovato on Unsplash



저금리 시기처럼 대출에 마냥 의존할 수도 없고, 어느 정도 목돈을 쥐고 있어야 뭐라도 할 수 있다. 유명블로거 대치동 키즈님은 정말 기발하게 투자 종자돈을 마련하였는데, 바로 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과 퇴직금'을 활용한 것이다. 30대 10년 동안 4번의 이직을 통해 종자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미 40대 후반인만큼 이직은 물건너 갔고, 얼마 전 은행권 명퇴 관련 기사 나왔을 때 남편을 슬쩍 한번 떠보았다.


명퇴 뜨면 신청할꺼야?


작년 명퇴공지가 떴으나 간발의 차이로 남편은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음 공지가 뜰 때에는 분명 대상이 될 터였다.





(남편) 글쎄, 명퇴금 5억 받는다고 해봐야 연봉 5년치잖아. 회사 5년 이상 다닐 수 있다면, 명퇴 안하는게 더 유리한거 아냐? 아이들 대학 학자금도 나오는데...


(나) 우리가 20년 동안 모든 돈이 얼마인줄 알아? 4억이야...언제 5억 쌩돈을 만져보겠어. 부동산 오른 건 사이버 머니일 뿐이지. 명퇴금으로 투자 잘해놓으면, 앞으로 5년이 아니라 10년 더 일하는 것보다도 나을걸?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당신이 돈 버는 속도보다 빨라~ 우리 회사에도 명퇴있었으면 나는 바로 했을텐데...


(남편) 회사 나와서 나 뭐하라고.

 

(나) 회사 그만두면 하고 싶은 일이 진짜로 없어? 돈은 뭐라도 해서 지금의 절반이라도 벌면 되지. 요즘 최저임금도 월 200만원이야.


남편은 영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결국 명퇴는 준비된 자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공지도 뜨지 않는 명퇴 가지고 남편과 얼굴을 붉힐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이야기를 자꾸 해봐야 남편도 퇴직 후의 삶에 대해 한번이라도 더 고민하지 않을까. 미리미리 고민하고 시뮬레이션 돌려봐야 나중에 진짜 명퇴가 떴을 때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명퇴금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종자돈은 전세금이다.


지금 아이들 교육 때문에 우리집 월세주고 학군지에서 월세를 살고 있는데, 마침 내년이 월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것이다. 그 때 월세를 전세를 돌린다면 전세보증금만큼의 '이자 안내는 목돈'을 빌릴 수 있고, 그걸로 학군지에 실거주용 작은 집을 사거나 강남 집을 갭투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대출을 껴야한다...) 남편은 이제야 대출을 다 갚은 강북 집에 또 '전세보증금'이라는 대출을 끼기 싫어하는 눈치이지만, 내가 강하게 주장하니 일단 내버려두려는 모양이다.


(남편) 그런데 우리집 전세놓고 전세금으로 또 갭투자를 하면 우리는 어디에 살아?

(나) 월세 살아야지. 앞으로 10년 열심히 일해서 전세금 갚고 우리집 들어가는거지.


앞으로 회사 다닐 수 있는 기간은 10년,  지난 20년은 금융문맹으로 아쉽게 보냈지만, 남은 10년은 열심히 재테크를 해서 여유로운 노후를 맞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종자돈 마련의 정석은 매월 소득을 모으는 것이다.  


맞벌이지만 둘다 월소득이 높지 않아 매달 학원비, 생활비 쓰고나면 남는 돈이 없었다. 아들 둘 키우는 집이라 식비가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저축액을 늘리고 싶은 마음에 커피값 아끼기, 외식 줄이고 집밥 해먹기 등 다양한 짠테크를 도전해보았지만 스트레스만 받을 뿐 효과가 없었다. 출근길, 가뜩이나 무거운 마음을 달래기 위한 아이스라테 한잔을 포기할 수 없었을 뿐더러, 요리도 잘 못하는데 집밥해 먹이려니 재료 낭비도 많고 시간과 체력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부의 추월차선> 책을 읽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다.


서행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시간을 써서 소득을 얻으려 한다. 소득을 늘리기보다는 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한다. 직업이 수입의 유일한 원천이며 복리의 힘을 믿고 오랜기간 투자한다. 아껴서 모은 돈으로 부자가 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추월차선으로 가는 사람은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돈을 위해 일하게끔 사업을 시스템화시킨다. 나로 인해 감명을 받은 사람의 수가 곧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다.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소득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


그래,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소득을 늘려보자. 내가 사치품을 사는 것도 아니고 다 잘먹고 잘살자고 일하는건데 먹는 걸 더이상 어떻게 줄여? 나는 월급 이외의 소득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첫번째 시도는 월세집을 팍 줄여 이사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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