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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Apr 21. 2024

급매를 놓쳤다.

사장님, ㅇㅇ 아파트 매물 보고 문의드립니다.

혹시 오늘 중 집을 볼 수 있을까요?


오전 8:40, 주말 아침부터 실례를 무릅쓰고, 네이버에 게재된 부동산으로 메세지를 보냈다.


강북 우리집 인근에, 입지도 더 좋고 평수도 넓은(대지지분 2배 이상) 재건축 아파트가 말도 안되는 시세로 나온 것을 어제 밤 늦게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엊그제 나온 매물이었다.


저게 말로만 듣던 ‘급매‘ 아닌가?

내가 잡아야겠다!


돈 얼마 안들이고도 더 넓은 평수의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부동산에서 바로 답변이 왔다.


(부동산 사장님) 네, 몇시로 물어볼까요?

(나) 오전 10시 이후 모두 가능합니다.


잠시 후 다시 답변이 왔다.


(부동산 사장님) 고객님, 전화드려보니, 어제 저녁에 가계약금이 이체되었다고 합니다;;; 광고는 월요일에 모두 내려갈것 같습니다...


잠시 설레었는데, 역시나 였다. 급매는 바로 채가는구나…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안 그래도 지난주에 갑자기 그 아파트에 관심이 생겨 인근 부동산에 가보려다가 다른 지역을 임장했는데, 지난주 부동산에 가서 급매나오면 연락달라고 부탁을 해두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놓친 급매가 아쉬워 오전 내내 징징거리다가 남편한테 입틀막 당하고 나서야 그 집 생각을 접을 수 있었다.


어짜피 공사비 급증에 추가분담금도 많을꺼야..ㅠ




당초 2주택자가 되려고 작은 집을 알아보았지만, 임장을 다니다보니 자꾸 더 좋은 집에 눈길이 갔다. 지금은 작은집, 갈아타기 둘다 배제하지 않고 알아보고 있다.


4월 들어 주말마다 임장을 다녔을 뿐인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졌다. 나뿐만 아니라, born to be 폭락론자인 남편도.



부동산 재테크 책을 읽을 때보다, 좀더 생생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변에 임장 다니는 사정을 떠들어대니,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저런 경로로 아는 지역, 아파트가 하나, 둘씩 늘어날 때마다 새삼 느낀다.


세상에 좋은 동네, 좋은 아파트는 셀 수 없이 많구나.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뜻이겠지.


지금까지 강북 우리집이 최고인줄만 알았던 남편도,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 생각이 좀 달라진거 같다.




신혼 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쯤 조금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뒤늦게 노욕일지 모르나) 노후에 살고 싶은 지역을 더 열심히 다니며 알아보기로 했다.


준비하는 자만이 급매를 잡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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