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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Jun 03. 2024

그래서 2주택자 되었을까?

수년전 2주택자에서 '큰 평수 한 채'로 갈아타기를 한 언니는 이번에 아들을 장가보내면서 다시 큰 집을 팔까 고민 중이다. 부동산이 거의 전재산인 상황에서, 일찍 결혼하는 아들 전세금이라도 대주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 때 그냥 2주택자로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들이 자리잡을 때까지 집 한 채를 빌려 줄 수도 있는 것이고, 아들은 여기저기 이사다니지 않고 그 집에 살면서 안정되게 종자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1주택자인 내가 작은 집을 한채를 더 살까 생각한 건, 언니를 보면서였다. ‘아들의 결혼’은 내게도 먼 미래가 아닌 곧 닥칠 현실로 다가왔다.




강북 우리집을 세주고 학군지에서 세를 살고 있다.


처음 살았던 30평대 아파트에는 '다주택자 집주인'의 아들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들 가족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집주인이 우리에게 임대한 것이다. 우리가 내는 월세로 아들 유학 생활비를 댄다고 했다.


지금 살고 있는 20평 아파트의 집주인은 30대이다. 이 아파트는 부모님께 증여를 받은 것이다. 부동산 사장님 말로는, 증여세까지 부모님이 내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집을 세주고 집주인은 강남으로 갔다.


출발선부터 격차가 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집을 산지 10년만에 대출금을 다 갚았다. 세상에 돈은 이리도 많은데, 우리 부부는 왜 그 돈을 갚는 데 10년이나 걸렸을까?


애당초 빚을 갚으려고 했던 게 잘못이다. 그냥 대출낀 채 갈아타기라도 시도했어야 하는데…


지난 상승기에, 집은 다 같이 5억, 10억씩 오르는 게 아니라 원래 가격의 2배, 2.5배씩 올랐다. 초기 투자금이 클수록 많이 이득을 보는 구조.


빈익빈 부익부


이게 자본주의 원리라면, 나도 아직 일하고 대출할 여력이 있을 때 최대한 투자금을 늘리고 싶었다.




집담보 대출을 다 갚고 현금이 생기기 시작하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지금 집을 산 것도 첫번째 집 대출을 다 갚고 저축을 하기 시작한 직후였다.


올 여름이 되면 약간의 종자돈도 모인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진 지금,  월세준 집을 전세로 돌리고 전세보증금에 약간의 종자돈을 보태 실거주할 작은 집을 한채 더 사면 어떨까 생각했다.


① 향후 몇년은 주말 부부에, 아이들을 기숙사에 보낼 계획이라서 큰 집이 필요없다.

 퇴직 후에는 한달 살기, 1년 살기 하며 곳곳을 돌아다니고 싶은데, 큰 집은 그냥 비워두기가 아깝다.


그래서 작은 집을 한채 사서 실거주하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남편은 생각이 달랐다. 비싼 집이 더 많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남편은, 어설프게 2주택자 되기보다는 차라리 씨드를 더 모아서 좋은 집 한채로 갈아타자고 했다.


4월부터 부지런히 임장을 다녔지만 남편과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그러는 동안 집값은 다 올라버렸다.




집 값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수요와 공급?

사람들의 기대?

금리?

통화량?

정부 정책?


임장 다니던 몇 달 사이에, 보던 집이 1-2억씩 훌쩍 오르는 것을 보면서, 집값을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집 월세 계약을 1년을 더 연장하게 되었다.




앞으로 1년간 열심히 종자돈을 모으고, 부동산도 더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기회를 봐서, 2주택든, 갈아타기든 실행할 계획이다.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결국 '실행'일테니 말이다.

(完)


* 지금까지 연재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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