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숫자, NO 일희일비

by 이곰

갱년기 시즌에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혈관에 지방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병이 생기는 거죠. 저도 몸무게에 비해서 체지방 숫자가 높습니다. 체지방률이 제일 낮았던 적이 24% 정도였고 40대 중반부터는 30% 초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몸의 30%가 지방이라는 소린데, 여성이 남성보다 지방이 많다고는 하지만 체지방률이 30%대라니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인바디를 하면 나오는 ‘마른 비만!’. ‘앞뒤가 맞지 않는 단어의 조합 아닌가? 말랐는데 비만이라니....!’


건강검진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슬슬 높게 나오더니 급기야 가벼운 지방간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갱년기 시즌을 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마구 올라가는 체지방률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운동 목표를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예쁜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하면 좋고 안 하면 말고’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겁니다.


가벼운 지방간이란 단어가 건강검진에 쓰인 순간, 기존에 했던 운동량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때 운 좋게 만난 운동이 지금 하고 있는 크로스핏입니다. 한 3개월 열심히 하고 인바디 검사를 했습니다. 근육이 무려 1.5kg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근육이 늘어난 것 치고 체지방이 줄어드는 속도는 더뎠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인바디를 쟀습니다. 마음이 급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 수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드라마틱하게 근육이 더 늘고 체지방도 쑥쑥 빠질 줄 알았는데....


그때 읽은 책이 ‘적당히 잊어버려도 놓은 나이입니다’이었습니다. 가마타 미노루 라는 일본 노년내과 의사가 지은 책으로 인생 후반을 어떻게 살 것인지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책입니다. 의사답게 건강 관련 꼭지가 많았습니다.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근육이 붙으면 그만큼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되고 대사 효율도 좋아져서 반년에서 1년쯤 지나면 지방도 서서히 빠지기 시작합니다. 몸무게는 같아도 지방이 줄어들면 몸이 탄탄해집니다. 노쇠 예방을 위한 근력 운동이 돌고 돌아 대사 증후군에 대한 대비책까지 된다면 일석이조겠지요.”


그렇습니다. 3개월 운동하고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겁니다. 책을 읽은 후 인바디 검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주 3회 꾸준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6개월쯤 지나니 몸의 변화가 서서히 감지되었습니다. 책에 쓰인 내용을 참고해서 말하자면, 일단 몸이 탄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몸무게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몸무게는 빠지지 않는데 몸의 변화가 있다면 지방이던 근육이던 둘 중에 하나가 빠지기 시작했다는 거겠죠. 그런데 운동을 꾸준히 해 온 터라 지방이 빠진 거라 믿고 싶습니다.


조만간 건강검진을 할 예정인데 크로스핏을 한 지 1년이 된 시점이라 인바디 숫자가 사뭇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이제 인바디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체지방이 줄었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을 거고, 그럼 피도 맑아졌을 테고, 그건 내 몸의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거겠죠. 그거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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