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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ul 11. 2024

시간의 진행

흐름

세차게 비가 내리는 아침, 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한 주 실업급여, 퇴직금 등등 모든 서류 절차가 팍팍 진행되지 않고 하나 나아가면 가로막고 또 나아가나 싶다가 멈춰지고의 반복으로 인해 답답함을 품고 보내야 했다.


일요일 저녁, 내일은 모든 일이 팍팍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들었는데 그 생각이 강하게 자극했는지 강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선 피가 나왔는데 나름 너무 생생했기에 팍, 눈이 번쩍 떠졌다.


궁금하기도 하고 찝찝하기도 하여 눈만 뜬 채 바로 인터넷에 꿈 내용을 검색해 보니 이러쿵 하다 결론은 해결되지 못한 일들이 해결되는 길몽이라는 뜻풀이를 보고 ‘혹시 오늘?’하며 멈춰있던 일들이 풀릴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원래 평소 일상처럼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집으로 돌아와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킨 뒤 신청하는 사이트를 들어가 확인해 봤는데? 꿈이 역시 꿈일 뿐이었는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고 지난주 그 상황 그대로인 것이다.


이렇게 또 하루를 날리며 답답한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는 게 짜증 나기도 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담담해진 마음의 탓에 힘으로 버티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준비하다가 나갈 타이밍에 습관처럼? 퇴직 연금 사이트 들어가 눌러보니 어머나 세상에, 퇴직금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거기다 서류 또한 실업급여 신청 할 수 있는 상태로 처리가 되어있는 것이다.


그 몇 시간 사이에 모든 상황이 180도로 변해있었고 내 기분 또한 180도 달라져 갔다.


참..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간사한 것이라니 나 스스로를 보며 느끼는 게 좋지많은 않지만 참 감정이란 오르락내리락

빠르게 움직이고 흐르는 것이란 걸 한번 더 느끼며 모든 일에도 순서에는 흐름이 있고 타이밍이 존재하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스로에게, 삶에게 재촉하지 말자. 흐름의 물을 타고 시간을 함께 따라가자. 이것이 오늘 나에게 준 뜻깊은 감정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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