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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히 내성적이지만

[21] 그래도 괜찮아

by 은조

주변을 겉도는 생활이 대부분이었다.

또래 친구들이 둘러 쌓인 곳엔 스스로 끼어들지 못하며

함께하고 싶을 때에도 그러고 싶지 않을 때여도 언제나

난 늘 겉에 자리하고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필요하지 않았고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같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아무 말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으며 같은 마음으로 스며드는 친구가 한 명일지라도 오히려 그것이 더욱 살아가는데 힘을 낼 수 있었으니-


그러나 부작용은 따랐다. 나와 친한 친구가 외향적일 때, 나와 다르게 나 말고도 주변에 친구들이 많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때면 부글부글 질투심이 불타오르고 상대방과 더 친해지며 나보다 더 좋아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매 순간 전전긍긍하는 마음이 발생했다


어렵지만 그렇게 스며드는 진심의 마음을 나눈 친구들과 있을 때면 스스로 내성적이라 생각 들지 않게 말도 많아지고 행동도 커지고 웃음도 많이 쏟아내는 나를 발견하며 내성적인 성격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으며 성장해 왔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고 어느 한순간도 호락호락하지 않고 매일이 고통과 고난의 시간들이지만 그것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매 순간 내 옆에 한 명쯤은 깊이 스며드는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로 나는 건져냈다


내성적이면 혼자 있는 것만을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물론 사람마다 여러 모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겠지만 적어도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많은 사람보단 한 명의 깊고 진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마음속 큰 두려움이 사라져 간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니 내성적이라고 꼭 외톨이와 같이 바라볼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나와 같은 느낌의 사람일지라도 스스로 한계를 두어 가둬두지 말고 때론 많은 생각은 접어두고 느끼고 원하고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며 살아가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럴지언정 우리 곁엔 스며들어 깊고 진한 누군가와 늘 함께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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