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진정한 나
이래도 허, 저래도 허허.
살면서 내 의견을 내세우는 거보다 상대방의 의견에 따르는 것을 우선시했던 순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중, 고등학생쯤이었나? 자기 의견 분명한 친구의 모습에서 표현할 수 없는 자괴감을 느끼게 되었고, 똑 부러지게 내세우는 그 모습이 나 빠보이지 않았기에 나도 앞으론 그렇게 해야지 하는 분명한 마음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도 아주 작은 문제라도 일어나는 걸 극도로 꺼려했던 것도 그래서
나보단 상대방을 더욱 중요시하며 따랐다는 것을-
이번에 언제나처럼 제목에 이끌려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된
“예민해서 미안해”라는 책을 보며 알게 되었다.
한 글자, 한 단락, 한 문장을 읽을수록 비로소 내가 원하던 나의 진짜 본모습을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친구의 행동, 말투 모든 것을 보면서 나도 내가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는 이상한 열등감이 들면서 진심으로 나를 찾고자 했지만 일부러 의식하며 찾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멀어진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것은 지나야 하는 순리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나의 모든 행동 속에서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찾아가고 있던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러자 내 행동은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의 특성이라는 것도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과 고민과 결핍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자 나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한 문장 한 문장을 계속해서 곱씹어 나가게 되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마음속 언제나 정처 없이 방황하던 무언가가 착, 내려앉아 차분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진정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에 그때 부러움을 느꼈던 그 친구가 떠오르기도 하며 그때 느꼈었던 자괴감이 극복되어 간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제일 신선한 충격받은 사실은.
나는 엄청난 둔한 사람이라고 느끼며 살아왔는데 나는 누구보다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그 예민함이 이유 없지 않았다는 것과 그동안 나 스스로가 자신을 몰라 느껴왔던 열등감과 자괴감이 이유 없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그걸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