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통 아이들이 하교하고 나면 여유롭게 남은 일을 하기도하고
수업준비도 하고 퇴근했다.
학교는 강변에 있었다.
나는 가방을 차에 두고
강둑을 걸어 올라갔다.
시골이라 사람이 많이 없어서
한산하고 강변이 넓어
관리가 잘 안된 듯 풀도 많이 자라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내 살갗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는 해독이라도 하는 듯
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큰 숨에 강의 생명력을
내 쉬는 숨에 나의 고된 하루를 내어 쉬었다.
하아. 살 것같다.
나는 강둑을 따라 걷다가
강변으로 내려갔다.
비가 오지 않아 강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물에 윤슬이 반짝인다.
강변에는 억새가 아주 많이 자라고 있었다.
나는 벤치에 앉아
억새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말없이 계속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억새는 흔들릴때 사라락 소리가 났고
한 참 그걸 보다보면
마음이 편안해 졌다.
그럴때, 전화를 했다.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다정한 목소리에 기대
조금 통화하다보면
강 끝 멀리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해가 지기 시작한다.
나는 내게 주어진 것들을 세어보며
감사하려고 애썼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위로하는 저 노을
찹찹한 바람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
여하튼 밥벌어 먹을 수 있는 직장
두 발 뻗을 수 있는 자취방
그래도 희망을 보고자하는
나의 의지
같은 것들.
아, 집근처의 밀면도 맛있었는데..
좋았던거 많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