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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를 좋아하게 만드는 아사히 스카이룸의 매력

도쿄 여행의 명분

by 작은공원

하코네에서 휴식과 함께 등산열차의 인사이트를 경험한 다음날, 나는 다시 도쿄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향한 곳은 아사쿠사에 위치한 '아사히 스카이룸'이었다. 사실 아사쿠사는 지난해 5월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너무 정신이 없었던 나머지 바로 앞에 있는 아사히 스카이룸을 두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넣었다.


아사히 스카이룸은 본사 제일 꼭대기층에 있는데, 도쿄의 전망과 함께 신선한 아사히 맥주는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쿄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망과 맥주' 이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경험이겠지만 이것 말고도 특별한 것이 있다고 하여 기꺼이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았다.


가운데 황금색 빌딩이 아사히 본사 건물이며, 꼭대기는 맥주 거품을 형상화했다.

먼저, 아사히 스카이룸을 가기 위해선 다양한 루트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사쿠사역에 내려 아사히본사를 마주 보며 아즈마다리를 건너는 방법이다. 나도 이와 같은 루트로 아시히 본사로 향했는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기분 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진도 몇 장 남겨가며 아사히 본사 입구에 도착했는데 당황하고 말았다. 당연히 스카이룸에 가기 위해 방문자 전용 루트가 있을 줄 알았으나 본사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실제로 나도 마케팅팀 직원 몇 명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고, 그 직원들은 내릴 때 가벼운 인사를 해주었다. 마치 나도 아사히팀의 소속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함께 방문한 와이프는 이곳에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꼭대기 층에 도착하니 아사히 스카이룸뿐만 아니라 몇몇 개의 레스토랑이 있었다. 아사히 직원은 이곳에서 바이어 등 손님을 접대하기도 하며,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쿄인들도 종종 들린다고 한다. 나는 이미 아사쿠사에서 몬자야끼를 맛있게 먹고 온 터라 아사히 스카이룸만 가보았다. 아사히 스카이룸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통창으로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나는 카운터에서 맥주를 시킨 후 번호표를 받아 들고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창가에 앉고 싶었지만 이미 만석이었고, 가운데 자리에서도 충분이 전망이 잘 보여서 괜찮았다)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기다렸던 맥주가 나왔고, 한 모금을 마셔보았다. 예상했던 아주 신선한 맛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 긴자의 삿포로 블랙라벨에서 진심이 담긴 맥주를 먹고 와서 그런지 대단한 임팩트는 없었다. 이 두 곳을 비교해서 생각해 보니 개인적으로 아사히 스카이룸은 공간과 분위기의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고, 삿포로 블랙라벨은 전문가가 따라 주는 맥주 자체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아사히 스카이룸'이 전하고자 하는 경험은 관광객들에겐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저 멀리에 있는 후지산도 보였고, 도쿄 시내를 조망하며 신선한 맥주 한 모금을 하는 순간 여행의 피로를 잠시나마 풀 수 있었고 왠지 성공한 느낌도 들게 했다. 또한, 스카이룸에 오기까지 직원들과 같은 루트로 이동하며 소속감도 느끼다 보니 나와 전혀 관계가 없던 아사히에 정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왼)삿포로 블랙라벨 더 바는 맥주의 경험을 팔고, (오)아사히 스카이룸은 공간의 경험을 판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사히 캔맥주 하나가 나의 노트북 옆에 자리하고 있다. 아사히를 보면 스카이룸에서 보았던 그 조망이 생각나는 것. 그 공간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아사히가 스카이룸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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