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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역사 (8-1)

1980년대 재즈 흐름

by 핫불도그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 퓨전과 그의 멤버들이 만든 4개 그룹까지 알아봤습니다.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

웨더 레포트(조 자비눌, 웨인 쇼터)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존 맥글러플린)

리턴 투 포에버(칙 코리아)

헤드헌터스(허비 행콕)


이들이 주도한 퓨전은 재즈 퓨전, 재즈록, 펑크, 아방가르드 재즈, 프로그레시브 록 등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데 기여합니다.

그렇다면 1980년대 전후 다른 뮤지션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을까요?

또한 재즈 퓨전은 여전했을까요?


1980년대 전후 재즈계의 주요 사건을 통해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1971년 루이 암스트롱 사망

1974년 키스 자렛, 피아노 솔로작 <쾰른 콘서트>로 인기

1978년 팻 메스니, 그룹 결성하여 베스트 셀링 앨범 발표

1980년 잭 디조넷, <Special Edition> 발표, 이후 연작

1980년 리턴 투 포에버 출신 아이르뚜 모레이라와 플로라 쁘링 등이 브라질 리듬을 재즈에 지속 전파

1981년 칼라 블레이, <Social Studies> 발표, 다음해 <Live!> 발표

1981년 마일즈 데이비스 5년만에 복귀

1982년 드럼펫의 윈튼 마살리스 21세 데뷔

1982년 노르웨이 색소폰 주자 얀 가르바레크가 북유럽 정서의 작품 전개

1982년 쿨 재즈 페스티벌에 윈튼 & 브랜포드 마살리스 형제와 바비 맥퍼린 참가

1986년 CD가 전세계에 보급되기 시작

1988년 그렉 오스비, 힙합 비트에 밥과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알토 색소폰 연주

1988년 디스코나 댄스 비트를 가미한 애시드 재즈 등장, 질스 피터슨이 애시드 재즈 레코드 설립

주요 사건들을 보면 왠지 1970년대 퓨전 중심의 양상과 다른 것 같지 않나요?

여기서 CD가 1986년 보급되기 시작했으니 40년이 다 돼가는군요.

CD(Compact Disc)와 LP(Long Play)
1986년 국내에도 CD가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가격은 장당 7~8천원, 수입은 1만원 정도였습니다. LP는 장당 2,500원에서 1987년 3,000원으로 올랐던 기억이 나는군요. CD가 크기 및 편의성 등으로 LP를 제치고 꾸준히 판매량 우위에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음원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이 대세지만 CD와 LP만을 본다면 미국의 경우 LP 판매량이 CD 판매량을 추월하였습니다.
2022년 미국음반협회 집계 기준 LP는 4,100만장, CD는 3,300만장입니다.
게다가 LP 가격이 CD 가격보다 더 비쌉니다.

LP의 희소성에 턴 테이블에 얹어 듣는 편안한 불편함
잡음과 함께 흘러나오는 따뜻한 음
게다가 앨범 커버를 감상하는 즐거움
이런 것들이 엔데믹에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그럼 1980년대 전후 주요 사건의 주인공들을 만나보겠습니다.


키스 자렛(1945~)

1975년: The Köln Concert(쾰른 콘서트)

재즈 피아노 솔로 및 즉흥 연주의 신기원을 기록한 키스 자렛은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전자 피아노를 연주하였지만 이후 그랜드 피아노만을 연주합니다. 이 앨범은 퓨전이 발전하던 시기에 새로운 어쿠스틱 재즈의 길을 열어준 작품입니다. 오로지 공연 당시의 분위기와 영감에 의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자렛이기에 그의 솔로 즉흥 연주는 다시 연주되지 않습니다.

자렛은 2018년 뇌졸중에 따른 왼손 마비로 음악 활동을 중단하였고 지금은 재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팻 메스니(1954~)

1978년: Pat Metheny Group(팻 메스니 그룹)

웨스 몽고메리의 기타 주법에 영향을 받은 팻 메스니는 비브라폰 주자인 게리 버튼 밴드에 잠깐 있다가 1976년 Bright Size Life로 솔로 데뷔합니다.

그리고 쿼텟 팻 메스니 그룹(PMG)을 결성하여 1978년 그룹명과 같은 <Pat Metheny Group>을 발표합니다. 이 작품은 밴드의 이름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퓨전의 다양성으로 나가는 시작점이 됩니다. 건반주자 라일 메이스가 메스니와 더불어 밴드의 퓨전 사운드를 창조해나갔으며 라틴 음악과 리듬 섹션의 변화를 주며 PMG는 수많은 걸작을 발표합니다.


잭 디조넷(1942~)

1980년: Special Edition(특별판)

현존 최고의 드러머이자 테리 린 캐링턴의 멘토인 디조넷은 1968년 빌 에반스 트리오에서 활동 후 1969년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의 투어 공연에 참여합니다. 이후 1970년 녹음에 착수한 데이비스의 퓨전 명반 <라이브-이블>에서 키스 자렛과 연주를 합니다. 이 둘은 이후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1983년 출발하는 키스 자렛의 스탠터즈 트리오를 예고하게 됩니다. 디조넷이 이 트리오에 참여하기 전인 1980년 발표한 <스페셜 에디션>은 쿼텟 편성으로 한 곡 제외 모두 그의 오리지널입니다. 디조넷은 드러머이며 피아니스트이기도 합니다. 그의 드러밍 특징은 그의 피아노 주법과 연관됩니다. 디조넷을 대표하는 본작은 퓨전이 번성하던 시기에 창의적인 아방가르드 재즈 및 포스트 밥을 들려줍니다.


칼라 블레이(1936~)

1982년: Live!(실황)

현존 최고의 여성 오르가니스트 겸 피아니스티인 블레이는 스스로 작곡가를 표방합니다(2023.10.17. 타계). 그는 1960년대 프리 재즈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뮤지션으로 2020년에 앨범을 냈을 정도로 음악 여정은 대단합니다. 프리 재즈 이후 퓨전이 대세로 자리잡지만 블레이는 포스트 밥, 빅 밴드, 그리고 챔버 뮤직 등으로 실험적이며 차별화된 재즈를 들려줍니다. 편성은 텐텟으로 다양한 악기로 구성된 혼 섹션과 블레이가 연주하는 오르간이 아주 구성지며 현장감이 넘칩니다. 앨범 live!는 국내에 라이선스 LP로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벌써 40년이 되었군요.


플로라 쁘링(1942~)

1973년: Butterfly Dreams(나비의 꿈들)

라틴 재즈와 재즈 퓨전을 들려주는 브라질 대표 가수인 쁘링은 1967년 미국에 와서 스탄 게츠와 투어 공연을 합니다. 이후 1972년 칙 코리아의 퓨전 밴드에 가입하여 두 장의 명작을 남깁니다. 이 앨범은 1973년 마일스톤을 통해 발표한 데뷔작입니다. 사라 본과 엘라 피츠제랄드에 영향을 받은 쁘링은 6옥타브의 음역을 갖고 있으며 1974년 다운비트 선정 최우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등극하게 되었고 총 네 번의 영예를 차지합니다. 쁘링은 한편 1980년대에도 반려자 아이르뚜 모레아와 함께 라틴 재즈를 꾸준히 알렸습니다.


아이르뚜 모레이라(1941~)

1973년: Fingers(손가락들)

브라질 출신 드럼머 겸 퍼커니스트인 모레이라는 배우자 플로라 쁘링과 미국에 건너와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 웨더 레포트, 리턴 투 포에버를 거치면서 명성을 쌓게 됩니다. 1970년대에 재즈 퓨전계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한 그는 리더로서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데 본 앨범은 CTI의 두 번째 작품이자 그의 대표작입니다. 쁘링과 함께 1980년대에도 재즈에 라틴 음악을 접목하며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현재 쁘링과 브라질에 재정착한 모레이라는 건강이 안 좋아 배우자의 간호를 받고 있습니다.


얀 가르베르크(1947~)

1984년: It's OK to listen to the gray voice(우중충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괜찮아)

노르웨이 출신 색소폰 연주자 겸 작곡가인 가르바레크는 1960년대 후반부터 솔로 작품을 발표하였고 키스 자렛이 이끈 유러피언 쿼텟(1974~1979)을 통하여 전세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국내에서는 이 쿼텟의 앨범명이자 수록곡 My Song을 통하여 가르바레크가 알려지게 되었고 재즈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ECM을 통하여 독특한 사운드의 재즈, 클래식 그리고 월드 뮤직을 들려줍니다. 1984년 앨범은 가르바레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색소폰, 기타, 베이스, 드럼의 쿼텟 편성입니다.


윈튼 마살리스(1961~)

1982년: Wynton Masalis(윈튼 마살리스)

1970년대 퓨전의 리더십은 1980년대로 이어집니다. 반면 21세의 영 라이언 마살리스의 데뷔 앨범은 퓨전의 반대 진영에 있는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의 상징이 된 작품입니다. 전통 재즈의 가치를 살리고 1970년대 이후 유행이 된 재즈계의 전자 악기 사용을 부정하며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재즈 리바이벌의 시작점이 윈튼 마살리스 자신이자 데뷔 앨범 포함 일련의 대표작들입니다. 그래미에서 클래식, 재즈 부문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트럼피터인 마살리스는 동시대 동년배 뮤지션들과 선명히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퓨전 반대편에서.


데이빗 보위(1947~1916) & 팻 메스니(1954~)

1985년: The Falcon And The Snowman(팔콘과 스노우맨)

영화 팔콘과 스노우맨은 티모니 허튼과 숀 팬 주연의 범죄 영화로 미국과 소련이 대치한던 냉전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팻 메스니와 라일 메이스가 공동 작곡하여 팻 매스니 그룹(PMG)이 연주하였습니다. 또한 하일라이트로써 글램 록의 상징인 데이빗 보위가 작사하여 This Is Not America를 부릅니다. 록 뮤지션과 PMG의 콜라보는 영화 테마에 걸맞으며 이 앨범은 PMG의 대표 퓨전작이 되었습니다.


오넷 콜맨(1930~2015) & 팻 메스니(1954~)

1986년: Song X(송 엑스)

프리 재즈의 선구자이자 이 용어를 처음 언급한 오넷 콜맨과 후배 뮤지션 팻 메스니의 공동작입니다. 퓨전 또는 재즈 라바이벌 시기에 발표된 의미있는

프리 재즈작으로 기타, 알토 색소폰, 더블 베이스, 드럼, 드럼의 퀸텟 편성입니다. 드러머에는 잭 디조넷과 콜맨의 아들인 드나도 콜맨이며 콜맨과 프리 재즈 협연을 많이 한 찰리 헤이든이 더블 베이스를 맡습니다. 콜맨의 연주에는 코드나 멜로디 제시에 따른 연주자의 제약을 고려해 피아노가 배제됩니다. 총 8곡 모두 골맨의 오리지널이며 4곡은 메스니 공동작입니다.


코트니 파인(1964~)

1986년: Journey To The Urge Within(내면의 충동으로의 여행)

영국 출신의 테너 색소포니스트 코트니 파인의 22세 데뷔 앨범입니다. 총 12명이 뮤지션이 작업에 참여하였고 12곡을 연주합니다. 이 중 웨인 쇼터, 호레이스 실버, 존 콜트레인 곡을 한 곡씩 커버합니다. 이 앨범은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끈 포스트 밥으로 영국 재즈 음반 사상 처음으로 실버 레코드(25만장)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현재까지 16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파인은 포스트 밥, 소울 재즈, 컨템포러리 재즈, 퓨전 등 여러 스타일의 재즈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렉 오스비(1960~)

1987년: Greg Osby and Sound Theatre(그렉 오스비와 음악 극장)

그렉 오스비는 1980년대 카산드라 윌슨, 제리 알렌, 스티브 콜맨, 게리 토마스 등과 엠 베이스(M-Base)라는 스타일 혹은 연주 방식을 지향한 알토 색소폰 연주자입니다. 그리하여 이 음반은 비밥의 연주 방식과 다르지만 힙 합 비트에 펑키한 재즈를 만들어 갑니다.

편성은 퀸텟(색소폰, 기타, 피아노-신시사이저, 기타, 베이스, 드럼)이며 여성 재즈 뮤지션들을 통한 다향한 작품을 추구하고 있는 드러머 테리 린 캐링턴이 세 곡에 참여했습니다.


존 존(1953~)

1990년: Naked City(벌거벗은 도시, 민낯의 도시)

1980년대에 두각을 보인 뮤지션들 중 스타일을 단순화하기 가장 어려운 뮤지션이 존 존입니다. 그는 재즈만이 아니고 록, 메탈, 펑크 등까지 섭렵하여 그라인드코어, 아방가르드, 아방가르드 메탈, 익스피리멘털, 익스피리멘털 록 등으로 스타일을 확장시킵니다. 1980년대 중반 작품으로 주목받은 존은 1987년 작곡자들의 워크숍을 만드는데 그 이름으로 네이키드 시티입니다. 여기에 참석한 연주자들이 1990년 첫 작품을 발표합니다. 존 존(알토), 빌 프리셀(기타), 프레드 프리스(베이스), 웨인 호로비츠(키보드), 조이 바론(드럼), 야마쯔카 아이(보컬)


애시드 재즈의 등장(1988)

Acid Jazz. 말 그대로 신맛나는 톡 쏘는 재즈?

클럽 재즈, 사이키델릭 재즈, 그루브 재즈라고도 합니다. 펑크, 소울, 힙합, 디스코, 재즈 등을 섞으면서 단순한 비트에 감각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어 클럽에서 춤추기 좋은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애시드 재즈의 뿌리는 1960년대 록과 같이 발전한 사이키델릭 뮤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0년대 영국 런던에서 클럽 DJ들이 재즈 샘플을 힙합, 랩, 댄스 뮤직과 믹싱하여 틀기 시작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1990년대 발전하였으나 2000년대 이후 큰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왼쪽 로고는 프랑스 DJ 질스 피터슨이 설립한 음반사입니다.


지금까지 1980년대 재즈계의 주요 사건들과 관련된 연주자들의 활동을 개괄하였습니다. 퓨전이 1970년대에 이어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과 생명력이 있는 재즈는 변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보컬 재즈와 스트레이트 어헤드 재즈가 두각을 나타나게 됩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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