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춤 (9)
민간: 춤사위
지금까지 일곱 편에 걸쳐 민간에서 연행되는 춤의 갈래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은 민간의 춤에서 사용하는 춤의 기본 단위인 춤사위에 대한 안내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뛰어난 4세대 걸그룹들 중 뉴진스가 있습니다. 이 그룹은 안무에 있어 과거에서 현재까지 인기를 끈 다양한 고난도의 춤을 쉽고 자연스럽게 풀어갑니다. 그것도 흔들림 없는 보컬과 함께.
케이팝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춤에 정통한 예인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들은 뉴진스와 같이 고난도의 춤들을 몸에 익혀 풀어나갔을 겁니다. 각각의 춤(혹은 연결된 동작)을 국악에서는 춤사위라고 합니다. 하나의 춤사위를 풀어 내고 다음 춤사위로 연결하고 다시 수행하는 모습은 현재 케이팝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카타르시스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머리를 이용한 춤동작
꾸리북
고깔소고춤에서 소고를 8자 모양으로 돌리며 소고채로 치는 동작입니다.
실꾸리(실타래)를 감을 때 8자를 그리며 돌리는데 이 감는 모양으로 소고를 돌리기 때문에 꾸리북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양사
농악에서 채상모를 이용하여 한 장단에 오른쪽 두바퀴, 왼쪽 두바퀴를 돌리는 춤사위입니다.
우리가 농악, 풍물놀이, 남사등패 등에서 보았던 익숙한 춤사위입니다.
손을 사용한 춤동작
깍지떼기
춤을 출 때에 손가락에 기운을 모았다가 순간적으로 튕기는 춤사위로 활쏘기의 동작을 춤사위에 적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깍지는 활쏘기에서 엄지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는 물품입니다.
팔을 사용하는 춤동작
궁체
몸통과 팔의 모양이 활(궁)과 같이 둥근 형태로 만드는 춤사위입니다.
주로승무(한영숙류), 살풀이, 태평무 등에서 보이는 춤동작입니다.
사진: 정용진멍석말이
중부지방 산대놀이 계통의 탈춤에서 사용하는 춤사위입니다.
명칭은 멍석을 마는 모양새에서 유래했으며 몸체를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리거나 손이 머리를 감싸며 둥글게 넘어가는 동작입니다.
양우선
팔을 앞뒤로 들어 태극형태를 만드는 춤사위입니다.
호남지역 기방계열의 춤에서 많이 사용되며 예인 이매방의 춤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춤, 검무, 살풀이, 승무 등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평사위
양팔이나 한 팔을 벌려 어깨높이까지 올려 수평을 이루는 춤사위입니다.
한국춤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동작이자 무용수들이 마주보는 경우 많이 사용합니다.
상체 중심의 춤동작
들이숙배나숙배
서울굿에서 굿거리 장단에 맞춰 신령을 청배하는 춤입니다.
들이숙배는 신령이 들어올때 올리는 숙배(공손하게 크게 상체를 숙여 하는 절)와 나갈때 올리는 숙배를 말합니다.
방석돌이
방석돌이(수비 방, 활쏘다 석, 부딪힐 돌, 활시위 늦출 이)의 뜻과 같이 두 사람이 마주 보고 견제하는 모습을 취한 후 활시위을 당겨 쏘거나 맞서 방어하는 모습을 양팔로 표현한 춤사위입니다.
쌍어리
서로(쌍) 어른다(어리)는 의미를 갖는 춤입니다.
서로 마주 보는 두 명이 한 손을 상대의 어깨에 얹고 다른 한손을 상대의 겨드랑이에 얹어 밀고 당기듯 서로 으스대거나 뽐을 내듯이 움직입니다.
자료: 진주시청다리를 사용하는 춤동작
깨끼춤
타령장단에 맞춰 깨끼걸음과 깽깽이걸음(깨금발)으로 여러 손동작을 하며 추는 다양한 춤사위를 통칭합니다.
타령장단의 걸음걸이는 활개걸음(4박 1걸음), 깨끼걸음(2박 1걸음), 건들걸음(1박 1걸음)으로 나뉩니다.
겹사위
황해도 지역 탈춤에서 다리를 높이 뛰며 팔을 꺾어 한삼자락을 오른쪽 왼쪽으로 감아 겹쳐 뿌리며 맴도는 동작입니다.
깨끼춤사위의 하나이며 강령탈춤, 봉산탈춤, 은율탈춤 등에서 주로 목중 역이 연출하는 한삼춤사위입니다.
여기서 한삼은 무용수가 손목에 착용하는 긴 소매를 말하며 백색의 백한삼과 여러 색을 배합한 색동한삼이 있습니다.
곱사위, 돌아앉아 겹사위, 앉아뛰어 겹사위 등으로도 불립니다.
디딤
한 발을 내디뎌 서거나 양발에 중심을 실어 누르는 걸음방식입니다.
이름은 동사 (발을) 디디다에서 나온 명사형입니다.
비정비팔
정(丁)자나 팔(八)자로 딛는 기본 발디딤 자세입니다.
삼진삼퇴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물러서는 동작입니다.
유생들이 세 번 전진(권력에 굴하지 않는 전진), 세 번 후퇴(백성을 위해 거침없는 후퇴)하는 의식이 민간의 춤에 반영된 것입니다.
완자걸음
완자무늬처럼 기(己)자 모양으로 딛는 발디딤새입니다.
잉어걸음
좌우걸음으로 불리기도 하며 승무나 살풀이에서 지그재그로 걷는 발디딤새입니다.
굴신
굴신은 구르며 걷는다는 뜻인데, 굴곡과 신전을 합친 말로 하체를 굽히거나(굴곡) 펴는(신전) 동작으로 구성되는 춤사위 입니다.
실제로는 무릎이나 발목을 굽히거나 펴면서 장단에 맞춰 리듬을 만들어 갑니다.
전신을 사용한 춤동작
대너리춤
경상남도 거제, 통영을 중심으로 남해안 일대(남해, 부산, 여수 등) 섬과 내륙에서 행해지던 남해안별신굿, 오귀새남굿, 도신굿 등의 굿거리 중 대너리 장단에 맟춰 추는 춤사위입니다.
대너리 장단은 장구, 북, 징의 타악기로만 연주되며 엇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 단모리장단으로 구성됩니다.
대너리춤은 통영 신청에 소속된 무당(승방 또는 지방)이 추는 춤으로 무관이라고 불립니다.
도무
서울굿에서 모셔온 신령을 놀리기 위하여 사뿐사뿐 뛰며 추는 춤입니다.
특별한 동작 없이 발을 들어 뛰기만 하는 기본춤으로 님들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배김새
경상도 향토춤인 덧배기춤의 핵심인 춤의 무리(어름새, 배격새, 위협새, 풀림새)를 말합니다.
즉, 다른 춤사위와 달리 여러 춤사위(동작)를 모은 것입니다.
춤의 순서는 귀신을 배격하는 행동과 관련됩니다. 어름새는 배김새 앞의 준비 동작이고 배격새는 귀신을 배격하기 위해 앞으로 쳐들어가며, 위협새는 귀신을 위협하는 동작이며, 풀림새는 물리친 후에 긴장을 푸는 동작입니다.
연풍대
춤꾼이 스스로 맴돌며 판 전체를 원형으로 크게 도는 동작입니다. 지구가 자전을 하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과 유사합니디.
이 춤사위는 농악, 교방춤, 무속춤, 탈춤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춤의 마무리 혹은 절정에서 활용됩니다.
외사위
황해도 지역 탈춤 동작으로 다리를 높이 들어 뛰며 팔을 꺾어 한삼자락을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한 번씩 휘두르는 춤사위입니다.
푸너리츰
동해안굿의 서두에 연주되는 푸너리장단(2분박, 좀 빠른 속도의 4박자)에 맞춰 추는 춤입니다.
굿거리의 시작을 알리며 신을 청하는 과정에 연행됩니다.
학체
무용수의 몸, 장삼, 수건을 이용하여 학 모양을 만드는 춤동작입니다.
한영숙류 승무와 김숙자류 도살풀이춤에서 보여주는 춤사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