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럼 나를 피해 2층으로 도망을 갔다는 말입니까?" 놀란 토끼눈으로 물으니 편안해진 눈빛의 아따씨가 말한다.
"그렇지요. 당신의 높은 텐션을 따라갈 수가 없으니 피해야지요."
나름 높은 텐션을 유지하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기가 세서 그런 게 아니다. 쉽게 지치는 저질 체력인 것을 알기에 당분의 힘과 침대의 힘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아침에 마시고 오는 코코아로 당과 카페인을 채우고 저녁에 일찍 자는 잠으로 체력을 충전하는 것이다.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컨디션을 위해 내 시간과 몸을 관리하고 있는데 억울한 소리를 듣는다. 그래도 에너지가 높아 보인다니 다행이지만 금요일쯤이면 나도 지친다. 쾌활하고 힘들지 않은 척하는 것뿐인데 아따씨가 힘들어한다니 왠지 미안해진다.
힘없이 처져 일하는 것보다 활기차게 일하는 게 좋다. 집에 가서 뻗을지언정 일에서 만큼은 씩씩한 사람이고 싶으니까 말이다. 그러려면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튼튼해져야 하는데 걱정이다. 갈수록 힘에 부치니 해마다 커지는 숫자가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