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미국에서 다녔던 예전 회사의 상사는 자폐 아들이 있었다. 그는 미국계 이탈리아인이었다. 당시 아이가 없던 우리는 그러한 사실이 우리의 심금을 울릴 만큼 와닿진 않았다.
당시 우리는 일말의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 또한 자폐 아이를 가지게 될 것이란 걸.
아내는 나의 직장 때문에 회사를 퇴직하게 되고 그 후로 6년이 훌쩍 지났다.
아내가 다녔던 그 회사에서 새로운 잡이 포스팅되었단 소식에 아내는 예전의 그 상사와 인터뷰를 다시 하게 되었다.
당연히 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는 우리의 첫아이 출산 소식을 들었다며 안부를 물었다. 아내는 사실대로 자폐 중증인 아이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상사는 매우 놀란 눈치였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 때로 돌아가면 더 잘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말해줬다.
아이를 그 당시 너무 고치려, 바로잡으려 했던 자신을 내려놓고 아이와 그 당시 더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는 말이 가슴깊이 전해졌다.
슬퍼하는 아내에게 상사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기 또한 남에게 들은 얘기인데 가슴깊이 와닿았다고 말이다.
자폐 아이를 가진 것은 아일랜드에 도착한 것과 같아.
추운 겨울날 가족이 따뜻한 지역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었어.
그런데 비행기 문제로 아일랜드에 착륙하게 된 거야.
겨울의 아일랜든 춥고 계획했던 여행지는 아니었지.
하지만 그 여행지는 여전히 아름다웠어.
It is still beautiful.
이 말을 하면서 아내와 상사는 함께 울었다.
더 이상 인터뷰가 아닌 자폐 부모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대화였다.
난 그 현장에 없었지만 이 얘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
그렇다.
우리 애는 우리가 기대했던, 예측했던 일반적인 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내 눈엔 사랑스럽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