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푼푼 Oct 19. 2023

아이에겐 내가 전부다

이번 가을과 겨울 동안 연구년으로 인해 집에서 자유롭게 일하면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에겐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와의 관계도 더욱 깊어질 수 있었다.


아이에 대한 나의 사랑도 이전보다 더욱 세심해짐을 느꼈다. 이전의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자갈밭 같았다면 지금 아이에 대한 사랑은 백사장의 모래알 같다고나 할까.


그만큼 이 시기동안 자폐를 가진 우리 아이의 나에 대한 사랑과 집착 역시 증폭했다. 아내가 며칠 전에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아이에게 유일한 빛과 같은 존재라고.

깊은 찬사임과 동시에 한편으론 가슴을 후벼 팠다.


아무런 친구도, 친밀한 선생님도 없는 아이에겐 세상에서 가장 친하고 편한 존재는 아빠인 나 하나뿐인 것이다.


아이는 늘 나를 바라보고 나를 찾고 나를 기다린다. 아이의 시선에는 늘 내가 있다. 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도 계속 나만이 관계의 전부일까?


배우 권오중 씨를 보면 장애를 가진 아이와 둘도 없는 친구로 보인다. 나도 비슷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 같다.


그러려면 나는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야 할 거 같다. 아이의 유일한 빛이 흔들리지 않게.

작가의 이전글 약의 복용량을 늘리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