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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e shin Aug 28. 2024

봉숭아 꽃피면


봉숭아 꽃피면

큰누나 손가락 주홍빛 물들고  

막냇동생 새끼손가락

곱게 빻아 올려준 봉숭아 꽃잎

그날 생각나


동전 쥐고 읍내 달려가

손에 꼭 쥐고 온

오색 자수실

큰누나 앞에 드민

그날 자꾸 생각나


봉숭아 꽃피어

누나없이 물들인

잘익은 홍시빛 새끼손가락


멀리서 바람에 날아간 꽃잎도

지금 여기서 지고 있는 꽃잎도

83세 막냇동생 봉숭아물든 새끼손가락도

저무는 붉은 태양빛마냥

오늘 자꾸 내 마음을 그렇게 물들입니다




83세되신 어르신이 큰누나생각에

봉숭아 물들이신 새끼손가락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꽃자수실 사서 누나에게 주었던 날을 떠올리십니다.

누나는 세상 떠나신 지 오래되었지만

이국땅에서심어둔 봉숭아꽃 새끼손가락 물들이며

엄마같았던 큰누나를 추억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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