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에 당첨되기까지
2년마다 이사를 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던 것 같다.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전세보증금을 올려서라도 계속 한집에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이게 집 없는 서러움이구나.
그때 깨달았다. 부동산 유튜브에서 왜 전세를 살지 말라고 한 건지. 빚을 내서라도 집은 사는 건가보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청약홈을 깔았다.
청약을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전에는 유명한 단지, 모두가 넣는다는 단지에 나도 한 번씩 클릭하곤 했다. 로또를 살 때의 기대처럼 내가 그 아파트 당첨이 된다면 계약금, 중도금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를 상상해보곤 했었다.
이때도 진짜 내가 될 거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디라도 넣어봐야 했다. 이제는 전세가 아닌 내 집에서 오래 살고 싶었다.
그때 마침 집에서 20분 거리 택지지구에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교통은 불편하지만 숲세권이고 브랜드 아파트라 단지가 들어서면 동네가 발전할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평수에는 6개 타입이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모델하우스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만 보고 분양가가 조금이라도 낮은 타입을 선택했다. 하필 이때 남편과는 냉전상태여서 말도 안 하고 나 혼자 모든 걸 결정하고 실행했다.
***님 ***아파트 ㅇㅇㅇ동 ㅇㅇㅇ호에 당첨되셨습니다.
뜨는 지역도 아니고 유명한 동네도 아니라 청약을 넣은 사람이 없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막상 당첨이 되니 잘못 고른 건 아닌지 이렇게 집을 갖게 되는 게 맞는지 조금 두려웠다. 하지만 남편은 뛸 듯이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