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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드 폰 Feb 12. 2024

동굴 속에서




마음의 준비도 없이
어둡고 캄캄한 동굴 속을
괴물의 벌린 아가리로 들어가듯
깨달으니 들어와 있더라

어두움만 가득 찬 통로 속은
나 자신조차도 엿볼 수 없이
그저 똑같은 풍경과 풍경

왜 피할 수 없었냐며
애꿎은 다리만 탓한다
보이는 것이 없기에
원망의 목표는 오롯이 나 자신이었으니

누군들 들어오고 싶었겠느냐
들어주는 이 없는 항변만이
동굴 속을 메아리친다


더욱이 두려운 것은

출구를 잃은 것이 아닌

동굴에 빠졌다 비웃으며

하찮다 욕하는 누군가의 손가락


그저 허상일 뿐

누가 나약하다 욕하리


두려움 바깥으로 뻗어보길

날개를 단 손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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