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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드 폰 Apr 15. 2024

겁(怯)을 담은 용기



겁이 담기지 않은 용기는

용기가 아니다

두려움의 물결이 출렁거리지 않은 것
손끝의 떨림이 없고
심장의 미칠듯한 망치질 없이
상대를 물어 씹으려는 투견인 양 소리치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마른 가지 같이 앙상한 다리
후들거리며 지탱하고
고동의 천둥소리에 귀가 시끄럽고
1분 전의 선택을 후회할 차에

뒤에 숨은 슬픈 눈동자에
순수한 검은자위 속에 지켜보는 내 시선에
한탄하는 또 다른 나의 소리에
뒤돌지 못하고 담아내는 것


우리는 용기를 말하지만

용기를 바라보지 않는다


핏발 선 투사의 화려함에

용기는 이름을 빼앗기고


맑고 고요한 무명은

빼꼼 얼굴만을 내밀고

우리가 바라봐주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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