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파나마 험담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정이 엄청 들었나 보다.
지난주 일요일까지 유럽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유럽은 4번째 방문이다.
근데 어찌나 감흥이 없던지!
(나는 도시는 안 좋아하고 자연에 감탄하는 타입이다.)
파리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한국분이
그런 곳 말고 이런 나라를 오셔야지
하는데 고개가 갸우뚱? 되면서
살짝 빠직! 했다.
아니 저한텐 파리보다 파나마가 살기엔 훨씬 낫습니다만!?!?
(파리에 살고 계신 분께 죄송. 실상은 파리가 인프라 비교불가, 볼거리도 진짜 1만 배? 아니 10만 배는 더 많을 겁니다 하하!)
이런 감정이 드는 걸 보니
미우나 고우나 파나마가 이젠 나의 집으로 느껴진다.
오늘은 파나마의 장점을 소개해보겠다!!
1. 치안
치안 편에서도 썼듯 안전하다.
여자 혼자 다니기에 거리낌은 없다.
소매치기도 만난 적 없고(애초에 북적거리는 번화가, 광장이 딱히 없음) 차량털이도 있지만 흔하진 않다.
그냥 검증된 곳만 다니면 안전하다.
2. 인종차별
나는 일단 인종차별에 몹시 둔하다.
지금껏 27개국을 가봤지만 인종차별받는다는 생각을 딱히 해본 적이 없다. 그냥 그 사람이 그런 것뿐이라고 생각.
이런 나의 성향을 제쳐두고라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
아시안보고 치노치노 거리는 건 있는데
이건 백인만 보면 링고링고 거리는 거랑 같아서 타격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뉘앙스를 보면 잘 몰라서 그렇게 부르는 게 느껴진다.
3. 사람들
사람들이 순박한 편이다.
틈만 나면 사기치고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더 뜯어내려 하는 몇몇 나라보다 훨씬 낫다.
물론 그런 게 당연히 존재는 하는데(경찰한테 속도위반 걸리면 뇌물 등)
전체적으로 정직하고 순수한 편이다.
불친절한 사람도 많지만 친절한 사람도 많다.
(다만 내가 여자라 그런지 몰라도
여자보단 남자가 더 친절하긴 하다.)
길 가다 아무에게나 물어도 친절히 잘 이야기해 준다.
4. 날씨
습도가 높아서 안구건조증 있는 분들한테 딱!
건기땐 하늘이 무지 예쁘고
우기땐 꽤 시원하다.
이젠 오히려 우기가 더 좋기도 하다.
게다가 사계절 내내 덥고 따뜻하니
옷도 여름옷만 있으면 되고
추위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딱이다.
나는 추위를 극심하게 타는 편이라 한국 11월부터 5월 중반까지는 암흑기인데, (4월도 너무 춥다 진짜!)
더운 파나마의 날씨가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5. 열대과일
물가 지지리 비싸긴 한데!!
그래도 싼 것들 있다.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파파야, 멜론
(그 외엔 다 비쌈ㅎㅎ)
열대과일 러버들은 살기 좋을 것이다.
6. 스페인어
비록 영어는 거의 안 통하지만
스페인어라는 것에 감사하다.
당장 프랑스어만 해도 멘붕!
각종 아시아, 중동 언어가 아닌 게 어디냐
그리고 스페인어를 좀 할 줄 알면 어딜 가도 큰 도움은 된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지금 내 삶의 터전이 된 곳은 파나마이다.
한국 가면 정말 많이 그립겠지.
또 이러다가도
갈 곳 없어서 무지 심심, 잦은 실수,
난폭 운전, 집 고장 등 문제들이 터지면
불만 폭주하겠지
하하
결국
삶이란 이리저리 뒤엉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