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나는 수포자

수포아빠 전교 1등 아들 만들기

by 수포아빠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을 포기했다. 수학은 공부하기도 싫었고 짜증이 났으며 화가 났다. 어쩜 수학선생님들은 하나같이 거시기한 놈들이었으며 왜? 수학을 못 가르치는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참 많이도 맞았다. 나는 지금도 그렇다고 믿는다. 내가 포기한 수학이 나의 입시 결과에 항상 발목을 잡았고 재수까지 한 나는 수학의 발목에 또 잡혀 재수도 실패로 돌아갔다. 목표한 대학에 가지 못하고 그 당시 후기대였던 모 대학을 들어가게 된다. 요즘 수학의 존재감은 하늘을 찌른다. 수학에 중요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는 요즘이다. 수학이 어려운 이유가 수포자를 많이 만들기 위한 기득권층들의 농간이란 얘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 (나는 그렇다에 한표!)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수학이 입시에 중요한 키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들은 중학교를 들어가고 곧바로 수학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항상 나는 아들을 어떤 학원에 보낼 때면 물어보고 보낸다. 다닐래 말래? 안 다닐래? 그래 그럼 말자!~

야구선수로 키워보고 싶어 야구를 시키려고 했을 때도

'아빠!~~ 난 공이 무서워!'란 말을 듣고 야구를 시키지 않았다.

굳이 싫다는 걸 강요를 하고 싶진 않다. 나는 누군가 나에게 강요를 하는 걸 너무 싫어한다. 어릴 때 계속 반복되었던 강요들에 반감이 크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상사에게 많이 개긴다.

여하튼 싫으면 시집가! 를 외치며 나는 아들에게 싫은 건 시키지 않았지만…. 다니기 싫다는 수학학원을 강제로 보내게 된다.(거참 학원 하나 보냈다에 말 참 많다.)

어릴 적 영어 유치원에 한두 달 정도 보낸 기억이 있다. 그때 아내의 말로는 아들이 유치원을 아침에 가려고 하면 똥 씹은 표정으로 유치원 차에 올랐다고 하더라!~ 학부모 참관수업 때 영어로 샬라 샬라 하는 모습을 참관했던 나는 이건 아니다란 생각에 유치원을 바꾸고 초등학교에 딸린 병설유치원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이사로 인해 병설유치원 대기를 기다리며 잠시 다녔던 거지 영어 조기 교육을 위해 보낸 건 아니란 변명을 해본다.)

아들은 똥 싶은 표정으로 수학학원을 다녔다. 중학교 때 수학학원을 아들은 처음 들어갔지만 그 학원 친구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다니던 친구들이라 아들은 따라가기 버거웠을 거다. 그리고 아들은 친절한 선생님을 좋아하지 화를 내거나 강압적인 선생님들은 단칼에 처 버리는 그런 아이이기도 했었다. (수학선생님이 무서운 분이다.) 참 힘들게 우울하게 학원을 다녔다. 하지만 아들은 남에게 지는 걸 그리 잘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였다. 여러분에 자제분들도 아마 그러리라!~ 지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없다. 더군다나 독자로 자라다 보니 스스로 왕자였으리라!~ 그러던 아이가 다니기 싫은 학원을 꾸역꾸역 다녔다. (지기 싫어하는 아이는 동네 작은 보습학원을 보내는 게 좋다)

그때 하나의 계기가 찾아왔다. 선생님이 상급반으로 아이를 올려놓고 수업을 시켰었다. 곧잘 따라가던 아이가 상급반에 들어가더니 이건 똥 씹는 표정을 넘어 고통 그 자체를 느끼며 학원을 다녔다. 그냥 한마디로 지옥이었을 거다. 그때 선택지가 있었다. 상급반에 남느냐 다시 밑으로 내려가느냐? 나는 그때 아들을 설득시키려 애를 많이 썼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내가 읽고 있었던 책이 앤절라 더크워스가 쓴 그릿이라는 책이다. 공부를 아주 못하던 아이가 상급반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티다 보니 나중에 대학교수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 밑으로 내려가지 말고 깨져도 좋으니 거기서 꼴등해도 좋으니 한번 버텨보자고 얘기를 했고 그때 버텨줬던 아이의 대단함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때가 아들이 달라졌던 하나의 계기 중에 하나다. 아들은 거기서 버텼고 살아남았다. 심지어는 그리도 싫어하던 선생님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며 수학학원을 다니는 재미로 산다는 말까지 하고 다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1년을 넘게 말 한마디를 하지도 못했던 그 반 친구들이 지금 아들의 베프가 되었다.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된다는 교훈과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스승을 본인이 찾아서 선택을 하면 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교훈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수학선생님들을 미워했고 수학학원을 다니지도 못했지만 다니라고 한들 다녔을 거 같지도 않은 지경에 이르렀지만 아들은 버티고 보니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이 학원 수학선생님이 돼버렸다. 그래서 아들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수학이 되었고 수학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나니 국어라는 무기도 영어라는 무기도 과학이라는 무기도 역사라는 무기도 덩달아 몸에 장착하는 그런 아이가 되었다. 뭐지? 그리하기 싫은 수학이 하다 보니 되네? 이거 뭐지 싶었을 거다. 그리고 이것도 했는데 내가 저것도 못하겠어를 배웠으리라!~ 그리고 또 하다 보니 그것도 되네? 이거 뭐지? 뭐지? 하다가 여기까지 왔을 거라는 게 머리가 나쁜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리고 처음 간 수학학원에서 자기에게 맞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어찌 보면 아들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이다. 어떤 아이는 그 학원을 도저히 선생님이 맞지 않다고 그만둔 경우도 있으니 자기에게 맞는 선생님이 분명 존재를 한다는 걸 아시기 바란다. 만약 아이가 학원 선생님과 궁합이 맞지 않다 싶으시면 바로 학원을 옮기시기 권장드린다. (물론 시간을 두고 검증을 해봐야 안다.) 아닌데 버티는 건 객기고 오만이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렇다고 허구한 날 회사를 때려치우는 가장들도 존재를 한다는 걸 관과 하시지는 마시라!~!(이거 찔린다.) 나 이거 싫어! 를 되풀이하며 조금만 불편하고 어려우면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이것도 찔린다.) 이 부분에서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요구되는 부분이다.(나의 부모님들은 관찰과 배려가 없으시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 아이와 대화를 습관처럼 자주 하시길 당부드린다. 소개팅들을 다들 해보셨으면 아실 텐데 첫 만남에서 그 어색한 대화와 되지도 않는 오글거리는 멘트들과 대화와 대화 사이에 흐르는 그 적막함, 평상시 자식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 집은 딱 그 분위기 일 거다. 소개팅은 설레기라도 하지

본의 아니게 학원을 권장드렸다. 사교육을 조장해 버렸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렇다고 학교 교육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수학이 그만큼 현재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수학학원조차도 다니지 않고 100점 맞는 아이도 어딘가에는 존재하리라 본다. 아들은 중학교 때 8개월 정도 영어 학원을 다니기도 했었다는 걸 밝히고 고등학교 때는 수학학원만 다니고 입시를 치를 예정이다.

수능 만점자 중에 학원을 안 다니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 아무개도 어딘가에는 있지 싶다. 아들처럼 수학학원만 다니고 대학에 합격한 친구도 있을 것이며 대치동에 유명 학원을 전 과목을 마스터하고 붙은 친구들도 존재하리라!~ 오롯이 그건 부모님에 선택이다.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내버려 두었던 본인처럼 수포자로 만들지는 말기 바란다. 수학을 못해도 잘 먹고 잘 사시는 분들이 더 많다. 하지만 나는 수학을 못해서 지금도 해보고 싶은 걸 못하고 산다.

요즘 나는 코딩을 배워보고 싶은데 책을 펼치는 순간 이차방정식과 삼각함수가 나오더라!~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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