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 어린 구근을 건네받은 날이었네
그게 화근이었네
화분에 칸나를 심는 것은
그녀를 칸 안에 넣는 것
식물도
동물도
인류도
세상의 모든 나,는
하나의 칸이다
둘러막아 스스로 만든 공간
살짝 열려진 문으로
신발을 벗어 들고 음전하게 들어선 적이 있네
칸을 잊고 당신과 한 칸에 머문 적이 있네
닫혀진 칸 밖으로 물러나
기대 서 있다가 신발을 접어신고 돌아왔었네
칸나 구근을 화분에 심은 날
머리 검은 짐승은
안에 들일 때나
내가 누군가의 안으로 들어설 때나
한 칸에는 하나의 나,만
남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네
원고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