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불안에 퐁당 빠진 날 구해주는, 너를 사랑하여 - 일랑
아, 또 내 심장이 과부하가 왔구나.
이런 말을 왜 그동안 안 했냐고 한다면, 네가 속상해할까봐서. 그리고 자책할까봐.
내 불안의 저 아래에는 결국 내가 있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댁 내 방 침대에 드러누워 있는데 글쎄, 나 여기 누워있는 게 너무 힘든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지. 그냥 버텼어. 내 숨 하나하나를.
일어나지도 않을 어떤 최악의 미래, 난 그게 너무 무서웠어.
내 무서움은 불안을 만들어 내 심장에 선물했고, 착실히 받은 내 심장이 열나게 일을 했지 뭐야.
어라, 나 더 이상 불안하지 않네.
10가지도 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오늘 내가 행복한 이유,
그리고 내가 그간 불안했던 이유인, 일어나지 않은 불행의 가능성.
두 개를 저울질했고, 내 안의 내가 이건 너무 심했다- 하고 결론을 내렸던 거야. 당신, 무죄니 불안증세를 이만 가져가도록 하겠소, 하고. 내 불안은 어둑시니같더라. 두려워하면 두려워할수록 수렁에 빠져들지만 한 번 어쩌라고- 몰라 난 지금 좋아, 눈 감으면 살며시 스쳐지나가는 어둠.
그러니까, 나는, 너를, 무척,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고.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