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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김치를 담그게 하네

by 엄마다람쥐

한국에서 배추김치를 담가본 적이 없어요. 시댁에서 양념 비벼 본 것이 다였지요. 안 매운 물김치는 애들이 잘 먹어서 자주 만들었는데 빨간 고춧가루가 가득한 배추김치는 도전할 엄두도 낼 수 없었지요. 하지만 뭐든 하게 되어 있습니다. 비싼 물가에 먹고살려면 어떻게 해서든 돈을 아껴야 합니다! 배추김치 한 포기가 들어있는 것이 15달러였는데 배추 한 통은 6-7달러. 담거야죠! 암요 그래야죠!


Napa Cabbage가 한국 배추와 똑같았어요. 우리나라 김장철 따라 배추도 세일하더라고요. 파운드당(0.5kg) 76 센트면 배추 한 통에 6-7달러, 쪽파는 Green Onion, 가격은 세일할 때 25센트부터 99센트까지 오르락내리락합니다.


IMG_7875.JPG?type=w773 H마트에서 공수한 재료들

배추를 잘라서 소금 내키는 대로 팍팍치고, 언제 쪼그라들래~~~ 하면서 양념을 만들었어요. 고춧가루 양념을 해본 적이 없어서 여기서부터는 좀 긴장이 되었습니다. 밀가루가 없어서 부침가루로 풀을 쑤고 냄비밥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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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사과, 친정엄마가 주신 씨 뺀 매실, 밥, 마늘, 새우젓 넣고 물 좀 넣고 갈았어요. 고춧가루 넣어가며 걸쭉해지는 정도를 보고 한국에서 가져온 멸치 육수링 하나 뜨거운 물에 녹여서 넣고, 멸치 액젓을 넣었어요. 간 보면서 좀 더 넣고 더 넣고~~~ 그렇게 양념을 만들고 있으니 큰 애가 와서 "할머니집에서 김치 만들 때 나던 냄새가 나!" 해요. 제대로 되고 있긴 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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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양념 만들기

양념도 다 됐는데 배추는 여전히 팔팔하고 뭘 할까 하다가 무를 썰어서 양념에 비볐어요. 순식간에 깍두기가 되었습니다. 여기 무는 마치 콜라비처럼 달았어요. 매워서 한동안 두었다가 먹어야 되나 보다 했는데 바로 먹어도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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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깍두기 완성

처음 담아보는 김치, 배추 물이 빠지도록 기다려야 하는데 어서 만들고 싶어서 세 시간 만에 양념을 비볐어요. 애들은 김치 비비기가 재밌다며 신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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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맛있어! 우리 김치 팔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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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깨소금 솔솔 뿌려 먹으니 얼마나 맛있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김치통은 배추 물로 가득 차버렸어요 ㅎㅎㅎ 소금에 제대로 절이고 기다리기가 김치 만들기의 가장 기본임을 깨달았어요. 두 번째 담글 때부터는 약 10시간, 중간중간 배추를 살피는 정성을 곁들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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