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화
<비싸서 그리워서 미국에서 집밥>을 연재한 것이 참 잘한 일이다. 어쩌면 나의 의무인 밥 하기가 아침이 오지를 않기를 바랄 정도로 너무 싫었고 혼자 끙끙 앓던 중이었다. 하지만 브런치에 "밥 하기 싫어요!"라고 쓰면서부터 조금씩 속에 있던 답답함이 풀렸다. 나만 하기 싫은 게 아니겠지, 나처럼 밥 하기 싫은 사람 많겠지, 저절로 위로를 받고 있었다.
미국에서 어떤 요리를 했더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뒤적거리며 요리하던 상황, 같이 먹었던 사람들, 계절, 분위기 등등 잠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것도 참 좋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지나간 일 년. 건강하게 살다 가기를 목표로 정말 죽기 살기로 밥을 하던 날들을 연재 덕분에 다시 만나고 요리 만렙의 내가 점점 돌아오기 시작했다. 11월, 나는 돼지뼈 4kg을 주문하고, 뼈해장국을 끓였다. 집밥 시작이다! 시동 건다!!!
요리계의 무법자 ㅎㅎ 대충 부어 만드는 뼈해장국!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재료로 끓여보자!
1. 돼지뼈를 설탕 넣은 물에 2시간쯤 담그기
2. 잡내 잡기 위해 양파, 마늘 조각, 월계수, 된장 조금, 후추 넣고 한 번 팍! 끓여 국물 버리기
3. 양파, 감자 준비. 시래기가 없으니 곤드레나물을 넣어보자! (먹어보니 맛있음)
4. 된장, 멸치 코인 두 개 넣고 팔팔 끓이고, 불 줄여서 오래도록 끓이기
5. 들기름, 들깨, 깻잎 넣고! 끝!
뼈 4kg에 15000원, 2kg씩 두 번, 큰 솥으로 끓여 먹으니 배가 든든하고 추위도 무섭지 않다. 웃으면서 요리하는 엄마가 돌아왔다! 매일 저녁 가스렌인지가 바쁘다 바빠. 브런치 연재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 가족임에 틀림없다. 요리의 신을 다시 불러준 브런치 그리고 읽어주신 독자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독자님들께,
부족한 글임에도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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