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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Sep 21. 2023

첫사랑 때문에 인생이 바뀌다!

하늘을 닮은 그대에게...


1990년 늦가을.

여러모로 파란만장(?!) 했던 여고시절을 마감하며,


예비고사 평균 성적을 기준으로, 진학하게 될-

대학의 입시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때가 왔다.


그 때,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대학은

연세대나 서강대의 신문방송학과였는데..


담임선생님은 그 두 곳 모두,

원서를 절대 못써주겠다는 거다. ㅠㅠ


말하자면, "안정권"이 아니었다는 건데-


신생 여고에, 1회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생각하고 있던 선생님들은..


원래 학력고사가 시험 점수 320점에,

체력장 점수 20점을 더하여, 340점 만점.

이 기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장 점수 20점은 아예 없는 점수로 빼버리고,

오직! 예비고사 시험 점수인 320점만을 기준으로..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는 대학에만

원서를 써 주고, 지원할 수 있게 해줬는데..


그 기준에 따르면, 내가 원하는 대학은

절대. 안정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설사 떨어지더라도 내가 떨어지는 거니까,
그냥 지원을 하게 해달라고.. 서류만 써 달라고..


아무리 우겨 봐도, 선생님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던 나는, 눈물을 머금고-

그 다음으로 가고 싶었던,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선택했는데..


(그때, 광고홍보학과가 거의 처음으로
생기다시피 했고.. 전국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학과" 라는 게!
나한테는 굉장한 매력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에효.. 이번에는,

우리 부모님이 결사 반대를... ㅠㅠ


연대나 이대를 은근히 바랬던 부모님 입장에서는,

중앙대에, 그것도 서울이 아닌 안성 캠퍼스라니-

그것만은 절대로! 안 된다는 것 이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좀 만만했던지-

나는, 단식 투쟁! 까지 감행하며..

부모님과 힘겨루기를 한창 하고 있었는데..


바. 로. 그. 때.. 쨔잔~!!!

나의 첫사랑, 그 분이 등장하시어..


내 생각과 하소연을 가만히 들어주시더니,

무심한 듯.. 딱 한마디! 를 던지셨는데..


“그래도, 오빠는 니가 이대 갔으면 좋겠어.”


번쩍!!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길로 나는 학교로 가서, 선생님께..

이대에서 내가 "안정권"으로 갈 수 있는,

학과가 뭐가 있는지 알려달라고 했고-


그 중에서..

(마케팅이나 PR, 광고론 등의 수업에 낚여^^)

가장 광고홍보학과와 유사(?!) 하다고 느껴졌던,

경영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ㅋ




그 때 당시에 내 삶의 목적은,

온전히 그 분께 여자로 보이기 위함. 이었기에..


그 분이 우리 엄마랑 사전에 어떤 작전을 짰던,

뭐 그딴 것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고-


그냥 그렇게, 한 순간에.. 그 분의 말 한마디에..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도.. 그저 좋기만 했다.


(솔직히 그 전까지, 이대는 절대 사절이었다.
여중, 여고에, 대학까지 여대라니..
너무 끔찍하다 싶었으니까;;

그런데도, 그 분의 한 마디에.. 바로 뇌가
마비되더니, 홀라당- 넘어가버렸다! ㅋㅋ)


오직, 그 분 앞에..

그 분이 원하는 당당한(!!) 이대생이 되어,

짜잔- 하고 나타나는..

그런 환상적인 꿈만 꾸었을 뿐. ㅎㅎㅎ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하고

멍청한 선택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다시 돌아봐도.. 절대 후회는 없다.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나에겐, 꿈만큼이나 사람도 소중했을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나를 바꾸는 결단.

그것도 꽤 폼 나고 괜찮은 일.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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