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과 동시에,
여성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려 했던 나의 꿈은..
조금이라도 실전에서, 직장생활을 경험해보라는-
여성학과 교수님의 제안으로, 급선회 하게 되고..
취업률을 높이려는 학과장 교수님의 추천까지,
모든 일이 환상의 타이밍으로 맞물려져서..
불과 몇 개월 만에, 나는 학생에서 인턴으로-
또, 졸업생으로.. 직장인, 회사원으로..
겉으로 볼 때는-
무척이나 변화무쌍하고, 다이나믹 했으나..
실상은, 너무나도 단조롭고 무미건조(?!) 한-
열정이 사라져버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영주 언니에게,
온갖 불평과 불만과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는데..
한참을 가만히 들어주던 영주 언니가,
갑자기 툭- 말했다.
“됐고! 그냥 때려 쳐! 뭐 그리 복잡하게 살아?
직장 생활이 뭐 별거 있어? 그냥 나한테 와!
같이 영화나 만들자!!”
이 말에, 잔잔하던 내 마음은 금새-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었다.
진정, 선배 때문에 인생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된 것이다!
평소에, 결심을 하기가 힘들었지-
한번 결심하면, 실행력은 짱! 이었던 나는,
바로 다니던 주방용품 회사를 때려치웠고..
정식으로, 영주 언니가 대표로 있는-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에 입사를 하면서..
<낮은 목소리> 작업에 본격적으로! 투입 되었다.
물론 마음 한 켠에는,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남성들과 부딪히며, 다양한 경험을 해봐라.”
라는, 장필화 선생님의 주문이 뜨끔-
목에 가시처럼 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사회 생활은 하는 건데, 뭐 어떠랴..
될 대로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 ㅋ
이때부터, 나는 꼬박 2년 동안을 내내-
변영주 감독과 할머니들과 동거동락 하면서,
다큐멘터리 작업에 매진하게 되는데..
돌아보면,
산다는 건 매 순간이 선택이었고..
그 선택의 순간에는, 늘-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이 등장해서,
가끔은 혼란에 빠지게 되기도 하지만..
해보고 후회하는 것과,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 중에,
나는 늘- 해보고 후회하는 쪽을!
도전하는 쪽을!! 선택해 왔던 것 같다.
물론, 그래서 좌충우돌. 깨지고 터지면서,
파란만장하게- 상처를 많이 받게 되기도 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내가 했던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물이었기에-
능히 감당하는 게 당연했고..
적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나,
일말의 후회와 미련 등은 없는 것 같은데-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그거면.. 족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