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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고 싶다면 근육부터 키우자

글근육 키우는 3가지 비법

by 윤채

과거엔 글이 써지지 않는 날이면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재능이 없는 걸까?'



떠오르는 생각은 많았지만, 문장은 좀처럼 흐르지 않았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머릿속을 맴돌기만 했고, 손끝은 그 흐름을 따라주지 않았다. 마치 물줄기가 마른 폭포처럼, 글의 감각은 끊기고 마음은 바짝 말라갔다.



깊은 자괴감에 빠져 노트북을 덮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과연 글을 쓰는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일까?



이렇듯 '재능'이라는 막연한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재능신화에 나를 가두고 싶지도 않았다.



고심과 노력 끝에 이제는 안다.



글이 써지지 않았던 그 시간은 '재능 없음'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글을 쓰기 위한 체력이 부족했던 것뿐.



만약 요즘 글이 잘 써지 않는다면?



자책을 멈추고 질문을 바꾸자.



'설령 재능이 없다고 해도 그걸 대신할 무엇을 단련할 수 있을까?'



난 이 물음에 '쓰기 근육(글근육)'을 이야기하고 싶다. 남들이 말하는 타고난 글재주보다 더 오래 남는 힘. 그것은 결국 반복과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내면의 체력이었다.



글은 써야 또 쓸 수 있다.



단단한 문장은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꾸준히 쓰는 사람만이 얻는 체화된 선물이다.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가장 똑똑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가장 집념이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



나는 문장을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했다. 그리고 그 말을 떠올리며, 좋든 싫든 글쓰기 근육(글근육)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훈련했다.



달리기를 잘하고 싶다면 다리를,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면 호흡과 발성을 단련해야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또렷한 이미지와 진심 어린 이야기를 품고 있어도, 그것을 언어로 옮기는 감각이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문장은 좀처럼 흘러나오지 않는다.



글쓰기에 필요한 근육은 크게 세 가지다. 문장을 조립하는 손의 감각,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가는 집중력, 그리고 실패를 견디는 심리적 내성.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한 문장을 고르는 데도 한참이 걸린다. 어색하고, 낯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글 앞에서 멈춰 선다.



하지만 그 감각이야말로 글쓰기의 눈이 열리는 신호다. 내가 보는 것과 내가 쓰는 것의 간극이 괴로울수록, 그만큼 더 멀리 보고 있다는 뜻이다.






글쓰기는 결국 감각을 근육처럼 단련시키는 일이다. 타고난 문장력이란 것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주 써보고, 자주 실패해 보고, 자주 고쳐보는 것.



그 반복이 쌓여야 비로소 문장에는 묵직함과 특별함이 붙는다. 가볍게 지나가는 글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오래 남는 글은 그렇게 탄생한다.



문장은 근육이다. 쓰지 않으면 굳는다. 오랜만에 글을 쓰면 손끝이 낯설고 감정도 무디다. 그래서 중요한 건 '계속 쓰는 것'이다. 매일이 아니어도 좋다. 자주, 정기적으로, 가능한 한 반복해서 써야 한다.



완벽한 문장을 써야 한다는 강박은 내려놓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았다는 사실이다. 한 줄을 쓰더라도 그 한 줄이 내일의 근육이 된다.










글근육 키우는 3가지 비법

1. 쓰는 루틴을 만들어라

하루 중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면 뇌는 자연스럽게 글쓰기 모드로 전환된다. 중요한 건 오래 앉는 게 아니라 자주 앉는 것이다. 하루 10분이라도 좋다. '쓰기 위한 의자에 앉는 일’을 습관화하라.'



2. 결과보다 리듬을 중시하라

잘 쓰는 것보다 자주 쓰는 것이 먼저다.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 오늘의 문장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라. 필사, 짧은 묘사, 감정 노트 등 어떤 방식이든 좋다. 중요한 건 '쓰기 근육'이 녹슬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3. 혼자 쓰지 말고 연결하라

창작은 외로운 작업이지만, 완전히 혼자일 필요는 없다. 글쓰기 그룹에 참여하거나, 글 친구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동력이 생긴다. 누구에게 보여줄 문장을 쓰는 순간, 글의 밀도는 달라진다. 연결은 자극이고, 자극은 근육을 단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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