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파삭을 이어주는 아스팔트 도로는 2차선이다. 톨게이트부터 직선거리로 이어지는 도로는 차로 10분 넘는 시간 동안 하나의 도로뿐이고, 양 옆은 논이거나 우거진 풀숲이다. 곳곳에 띄엄띄엄 한 집씩 있는 구간이다 보니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최대속도를 내며 달린다. 새벽부터 마을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시작하는 시간대에 가까워질수록 오가는 차도 많아지고 다양해진다. 그냥 트럭, 트럭을 개조해 만든 툭툭, 돼지를 실은 화물트럭 등등, 숙소 주변 구간 일부는 양 옆으로 난 길이 없다 보니 최대속도를 내는 구간이 된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 기온은 급상승한다. 날씨에 따라 습도가 같이 올라가기도 한다.
숙소 주변에는 갓길이 없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려면 오롯이 도로 위를 달려야 한다. 도로를 벗어난 양 옆은 수풀이 우거진 정글이다. 길 위에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이 개구리는 물론이거니와 뱀도 있어서 혹여나 나타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가로등이 거의 없는 도로 위에서 바퀴 달린 여러 가지 탈 것은 본인의 조명등을 켜서 달려야만 시야가 확보되고, 앞서 달리는 오토바이나 차가 없으면 최대 속도로 달리며 길 위의 상황을 보며 계속해서 추월을 한다. 그렇다 보니 도로 위의 사람은 최대한 도로 양 옆으로 바짝 붙어 다녀야만 안전하다.
사람이 속도를 내고 달리기를 하려면 모든 제약조건에서 가장 안전한 시간대를 골라야 한다.
시야가 확보되고, 차량 통과양이 적고, 선선할 때. 그 시간은 해가 뜨기 직전인 오전 5시 20분부터다. 어둑어둑한 하늘이 조금씩 밝아질 때, 어둠이 걷히고 서서히 환해질 때, 그리고 비가 오지 않을 때.
오늘 새벽에 비가 안 왔다고 해서 내일도 날씨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일정을 여러 번 놓친 적이 있다. 컨디션은 괜찮았지만, 옷을 갈아입고, 뛰고 온 후에 또 씻고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뛰어야겠다는 결심을 넘어서서 그날을 건너뛰었을 때, 그다음 날도, 그 다다음날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꾸준한 습관 만들기는 나 혼자만의 결심으로 되는 게 아니라, 주변의 환경이 나를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계획적으로 일정을 정해서 하는 것보다는, 그때 그때, 하려고 한 것을 할 수 있을 때 해야, 미룬 것을 후회하지 않고 하고 난 결과물에 대해 만족을 얻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