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어기 눈발 나리는 소리에

글을 써야 사는 여자

by 나목


저어기 눈발 나리는 소리에


임현숙


해 넘어간 지 오래


머얼리 눈발 나리는 소리

그 발자국인 듯 설레어

그리움의 깃발 치어들면

한 때 붉디붉었던 내 순정은

갈기갈기 낡은 깃발


가까이 가지도

다가 오지도

아니하는

이 아련함이여

추억은 늘 등 뒤에서 부르지


저어기 눈발 나리는 소리


해 넘어간 지 오래 건 만

파릇이 출렁이는 낡은 깃발.



-림(20210112)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