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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게 전부는 아니다

by 태연

우리는 언제나 열심히 사는 사람을 칭찬한다.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반면 자주 쉬거나, 자주 포기하거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종종 의심받는다. 게으르다, 무책임하다, 진지하지 않다이런 말들로 너무 쉽게 재단된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뿐인데 말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몸과 마음에 솔직했을 뿐인데 말이다.


우리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는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믿고, 열심히 사는 모습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묻지 않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애쓰고 있나?"



정말 중요한 건, 열심히가 아니라 무엇을 열심히 하느냐다. 흥미도 없고, 의미도 느껴지지 않고, 하면 할수록 기가 빠지는 일을 붙잡고 사는 사람.

그가 정말 잘 살고 있는 걸까? 포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더 큰 힘이 된다. 관심 없는 일을 억지로 붙들고 있는 건 책임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폭력일 수도 있다.

세상은 ‘포기’라는 단어를 실패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진짜 실패는 나를 잃은 채 계속 가는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견디며 사는 것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벗어버릴 줄 아는 게 더 용기 있는 선택이다.



억지로 열심히 하는 사람은 결국 지친다. 자기를 설득해 가며, 자신을 속이며 달리는 그 길은 어느 순간 삶 전체를 무겁고 버겁게 만든다. 반면, 내가 저절로 열심히 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 알고 싶어서 파고드는 순간들, 그 열심은 억지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그로 에너지가 돈다. 그리고 기꺼이 다시, 또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 차이는 크다. 삶의 결이 달라지고, 내가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실감이 다르다.


이제는 묻자.

'나는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고 있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 길이 진짜 내 길이 맞는가?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삶의 방향이 나를 향하고 있는지, 내가 진심을 담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열심히 사는 게 전부는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열심히 하는 일이 나를 살게 만드는가,

아니면 나를 소진시키는 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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