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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회복하는 방법

by 태연

세상은 끊임없이 연결되길 요구한다.
연락은 실시간이어야 하고, 답장은 빠를수록 예의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쉼 없는 공감과 반응이 당연시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지친다. 타인의 감정에 몰입하느라 정작 나 자신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방치당한 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공간을 ‘회복한다’는 건,
잃어버린 중심을 다시 품에 안는 일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 ‘물리적 고요’를 확보하는 것이다.


작은 방 한 칸이라도 좋다.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꾸고, 창을 열어 바람 한 줄기를 들이마신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소, 내 감정이 허락받지 않아도 괜찮은 곳.
그곳이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

두 번째는

2. 심리적 고립을 허용하는 것이다.


고립은 외로움이 아니라 정화의 방식이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누구의 피드도 넘기지 않고, 그저 멍하니 누워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생산하지 않아도 되고, 의미를 만들지 않아도 되고,그냥 존재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시간.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

세 번째는

3. 경계를 세우는 용기다.


지금 당장은 소중한 사람과의 거리도 필요하다.
그 거리감은 단절이 아니라, 온전한 나로 돌아가기 위한 거룩한 간격이다.
“미안해, 요즘은 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
이 짧은 말 한마디가
내 마음에 빛이 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4. 그 공간 안에서 나와 다시 연결되는 일을 해야 한다.


글을 써도 좋고, 조용히 음악을 들어도 좋고,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하루를 통째로 흘려보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깊게 숨 쉬는 경험을 갖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존재로서 충분하다는 선언이다. 깊이 숨 쉬며 머무는 순간, 조급함과 불안이 조용히 자리를 비운다.


억지로 의미를 만들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시간.

그 고요 속에서 비로소 나는 나와 다시 연결된다.


나만의 공간은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허용하고, 지켜내고, 돌보는 선택의 결과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의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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